해외진출은 글로벌시대의 필수과목
70년대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진출했다. 미국으로 중동으로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나갔다. 희망을 찾아서 그들은 한국을 떠났다. 안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밖에서 찾으려는 의지의 한국인들이었다.
6.25로 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던가? 그 중에서 가장 참혹하게 잃은 것이 희망이다. 온갖 절망이 지배하는 도시, 치사량의 절망이 집 안 가득히 주머니 가득히 들어 있는 나라. 그 당시의 해외진출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들은 안에서 잃어버린 희망을 밖에서 찾으려고 떠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의지로 해서 지금 우리나라는 많이 달라지고 좋아졌다. 해외로 진출한 사람들도 많아졌고, 기업들의 해외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60년대에 이미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로 진출했다.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그 나라의 근로자들을 채용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었다. 우리도 이제 기업하기에 더 좋은 조건을 찾아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필수과목처럼 됐다.

밤잠을 자지 않는 중국의 개발전략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중국의 청도(淸島) 비행장에 내려 다시 1시간 정도를 날아가면 임기(臨沂)에 도착한다. 임기에서 마련중인 공업단지를 둘러보는 필자의 눈에는 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울산공업단지 등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60년대 중반 기자 시절, 개발이 시작된 울산공업 단지를 취재하면서 만났던 가난한 한국의 노동자들의 모습을 40여년이 지난 지금 중국 땅에서 다시 보게 되는 느낌이었다. 여러 가지 여건이 한국의 60년대를 꼭 닮고 있었다.
17개 시로 구성된 산동성에서 남한 면적의 6분지 1이라는 도시 임기(臨沂)는 인구가 서울과 비슷한 1,100만여명의 도시. 현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모든 도시가 그렇듯이 임기 역시 개발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
임기의 가장 야심적인 개발계획은 3천만평 규모의 공업단지 건설. 그 가운데 한국공업단지로 200만평을 할애하고 있다. 한국의 공업단지로 마련한 지역은 그 공업단지 중에서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임기의 모든 행정적인 노력을 기울여 입주하는 기업을 돕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한 사람 인건비로 20명 고용할 수도
“우리는 지금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위해 한국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많이 오셔서 좋은 결과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2월 9일 현지를 찾은 한국 기업인들을 위한 환영 리셉션에서 임기시의 시장과 공산당 서기장은 한결 같이 공업단지에 입주하는 한국 기업에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초창기 중국에 진출했던 회사 가운데는 실패한 회사도 많지만, 그 후 국제 감각에 어느 정도 눈을 뜬 중국은 외국 기업에 대한 배타적인 자세가 많이 완화돼 지금은 진심으로 외국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아직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통제력은 개발계획이 수립되기만 하면 앞뒤 안가리고 밀어붙이는 것이 한국의 군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한다.
“한국의 근로자 한 사람의 임금만 가지면 20명의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이만한 조건이라면 얼마든지 투자하셔도 좋은 것 아닙니까?” 그들은 계속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제 한국의 기업도 인건비가 싼 나라를 찾아 나설 만큼 됐다. 60년대 중반하고는 전혀 다른 해외진출이다.
물론 해외투자는 적어도 5년을 내다보고 시작해야 한다. 당장 본전을 뽑으려는 성급함은 자칫 실패를 부른다. 그렇더라도 기업 환경의 변화를 꿈꾸는 중소기업이라면 해외진출은 이제 필수적가 됐다. 안에서 못 이룬 것을 밖에서 이룰 수도 있으니까.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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