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포커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의 ‘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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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의 ‘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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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201
  • 승인 2019.01.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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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음료-생필품 등 삼각편대 고공비행
‘원칙있는 M&A’가 성공 DNA

LG그룹에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아주 상징적인 위치를 자리 잡고 있다. 현직 CEO 중에서 차 부회장은 2004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를 맡아오면서 ‘장수 CEO’로 불리고 있으며, 경영 실적이나 성장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그룹 안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차석용 부회장이 CEO로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독보적인 성공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수많은 전문경영인이 대부분 단기적인 실적과 성과를 위해 숫자에 집착하지만 차석용 부회장은 기업의 중장기 미래를 그리는 오너십을 보여주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은 두말하면 잔소리처럼 LG그룹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외부 인재 영입 사례로 꼽힌다. 간단히 차 부회장의 화려한 행보를 설명하면, 미국P&G에 들어가 입사한지 14년 만에 한국P&G 총괄사장에 오를 때까지 화장품과 생활용품사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던 그는 이후 해태제과 대표이사로 영입돼 식음료사업에도 전문성을 갖췄다. 특히나 3년 동안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해서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해태제과를 흑자전환으로 변신시켰다.

그렇기에 화장품과 음료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G생활건강 대표에 차 부회장이 자연히 적임자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다. 차 부회장이 LG생활건강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취임 첫해 2005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모두 52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는 기록적 성과를 냈다. 대기업 중에 이렇게 경이적인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곳은 거의 LG생활건강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차석용 부회장의 경영 성공은 현재진행형이 되면서 LG그룹 계열사에서는 외부 CEO를 영입해 ‘제2의 차석용’을 또 만들어보자는게 하나의 성공 방정식처럼 통하고 있다.

원래가 대기업일수록 내부 순혈주의 인사원칙에 따라 공채 출신들이 주요 요직에 오르는 것이 다반사인데, 차석용 부회장 이후 LG그룹 곳곳에서 외부 전문 CEO의 영입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펼친 CEO 인사에서 LG화학 CEO로 미국의 3M수석부회장인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차석용 부회장이라는 걸출한 스타 CEO가 LG그룹 내에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중장기 원칙 있는 M&A
‘원칙이 있는 인수합병(M&A) 카드로 LG생활건강을 성장시켰다.’
차석용 부회장이 장수CEO로 15년 가까이 지속성장세를 유지한 경영비밀의 열쇠는 이 한마디로 풀 수 있다. 그는 아주 꼼꼼한 인수합병으로 음료를 비롯해 생활용품, 화장품이라는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지금의 LG생활건강 완성체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LG생활건강은 2005년 차석용 취임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는 평가를 듣는다.

차석용의 인수합병 전략은 지난해 4월 시동을 다시 걸었는데, LG생활건강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자회사 ‘긴자스테파니’가 화장품 기업 에이본재팬 지분 100%를 우리돈 1050억원에 인수했다. 이건 일본시장을 향한 차 부회장의 마무리 인수합병 수순이었다는 평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2년 ‘긴자 스테파니’를, 2013년 ‘에버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일본에서의 사업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 에이본재팬을 인수하게 된 것인데, 이 회사는 지난 1968년 일본 도쿄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50년 동안 일본에서 화장품사업을 해오고 있다. 긴자스테파니, 에버라이프와 함께 일본 화장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면서 다양한 소비층을 겨냥할 수 있게 됐다. 원래가 일본 화장품 시장은 외국기업이 들어가기에 진입장벽이 높다. 유통사가 되려고 해도 힘들고 제조기업으로 입성하기도 쉽지 않은 시장이 바로 일본이라고 한다. 차석용 부회장은 그 특성을 이해하고 2012년부터 차근히 인수합병으로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에이본은 미국을 본거지로 둔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데 랑콤, 에스티로더 등의 외산 브랜드와 비슷한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에이본의 특별한 관계는 올해 연초에도 이어졌다. 차 부회장은 지난 9일 더페이스샵을 통해서 에이본의 중국 생산기지인 광저우 공장 지분도 100%를 인수했다. 더페이스샵의 제조 및 생산은 대부분 한국에서 소화를 하고 있고 일부 제품만 중국 항저우에 있는 LG생활건강 공장에서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 중국 생산기지가 노후화됐고 물량도 적다는게 항상 고민거리였다. 중국의 거대한 화장품 시장은 언제나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격전지로 현지에 대규모 공장이 있다면 경쟁력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 LG생활건강은 연간 1만톤이 넘는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에이본의 현대화된 최신식 공장을 인수하면서 중국 현지에 빠른 생산과 유통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일본에 이어 중국시장까지 차석용의 원칙 있는 인수합병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들이다.

뷰티-음료-생필품 ‘삼각편대’
LG생활건강이라고 하면 아직도 ‘치약이나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아닌가’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차석용 부회장 이전의 LG생활건강의 사업구조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위에 언급한 품목의 비중이 70%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지금은 화장품과 음료 그리고 생활용품의 비중이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사업의 안정적인 구조를 이룩하기 위해 차 부회장은 취임 초창기부터 체질변화를 위한 인수합병을 이어갔다.

대표적인 것이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음료사업에 진출한 것과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이어서 2010년 한국음료, 2011년에는 해태음료 등을 차례로 인수한 것이다. 이것만으로 LG생활건강은 음료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영진 구론산 바몬드’로 잘 알려진 영진약품의 드링크사업 부문도 2013년에 인수하며 세부적인 사업영역도 늘려왔다.

화장품 사업의 기둥은 지난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이후 색조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올렛드림과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를 차례로 인수했고 2014년에는 화장품에 피부과학 기술을 더한 이른 바 ‘더마코즈메틱’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CNP코스메틱스’을 사들였다. 이어서 앞서 언급한 에이본의 일본법인과 중국공장까지 흡수하면서 탄탄한 화장품 사업을 구축했다. 차 부회장 부임 이후 인수한 회사만 지금까지 대략 18곳이다.

차석용 부회장의 삼각편대가 만들어내는 실적 숫자는 마술에 가깝다.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보다 숫자상으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한국의 대표 화장품기업 이미지는 아모레퍼시픽이 오래 점유하고 있기에 그렇다. 그런데 지난해 2017년 업계 실적이 발표되면서 화장품 업계 1, 2위가 뒤바뀌었다. 1위 자리를 지키던 아모레퍼시픽은 2위로 내려앉고, LG생활건강은 4년 만에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LG생활건강의 2017년 전체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무려 6조2705억원에, 영업이익은 9303억원이었다. 화장품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특히나 고가 브랜드인 ‘후’는 지난해 매출이 2017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하면서 2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화장품 업계 1, 2위가 뒤바뀐 여파는 2017년 3월부터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던 점이 주효했었다. 이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동일하게 겪었던 리스크였는데, 위기 속에서도 두 글로벌 기업은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왜 그럴까?

고가 화장품으로 영역 확장
이는 차석용 부회장이 LG생활건강의 사업 아이템을 3가지로 나누고, 특히 화장품 주력 제품을 중저가에서 고가로 이동시킨 것이 핵심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화장품, 음료, 생활용품 등 3가지 사업은 각각 성수기와 비수기의 흐름이 서로 갈린다. 예를 들어서 화장품은 여름에 덜 팔리지만, 음료는 이때가 성수기다. 3가지 핵심 사업이 일년내내 서로 보완해주면서 실적 관리를 이뤄낸 것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의 사업별 매출규모는 화장품이 3조3000억원대, 음료가 1조4000억원대, 생활용품이 1조5000억원대를 이루고 있다.

화장품 사업이 삼각편대의 선두머리다. 그리고 이 화장품 사업의 성장을 이끄는 돌격대가 바로 앞서 언급한 고급화장품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대로 중국 사드 보복 직격탄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주로 중저가 화장품 라인이 고생을 했다.

그런데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고가 화장품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완충지대를 만든 것이다. 사드 여파 속에서도 고가 화장품 라인은 두자릿수 이상이나 매출이 늘어 오히려 성장을 했다. 마침 중국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화장품을 소비하는 시장이 급격하게 열린 것도 LG생활건강에겐 큰 행운이었던 것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매 분기 놀라운 실적을 쌓아올리며 LG생활건강의 금자탑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기업사에서 차 부회장이 이룩하고 있는 스토리는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당연하다. 한동안 차 부회장의 마술과 같은 경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 본다.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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