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떠오르는 美스타트업 ‘보스턴 메탈’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이끄는 벤처 캐피탈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Breakthrough Energy Ventures·BEV)’가 철강 제조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려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BEV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보스턴 메탈(Boston Metal)’에 20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했다. 보스턴 메탈은 강철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사이언스지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철강 생산 시 연간 17억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승용차 3억6000만대가 한꺼번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많은 양이다.

몇년 전 MIT의 도널드 사도웨이 교수는 달의 암석에서 산소를 추출하기 위한 NASA 연구의 일환으로 산화 금속 전기 분해, 즉 MOE에 대한 아이디어를 접했다.

이를 토대로 도널드 사도웨이 교수는 ‘전기 분해 셀(전해조, 금속이 환원 된 용기)’을 사용해 암석에서 금속을 뽑아내는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12년 그는 동료인 안토인 알라노어, 짐 유르코와 함께 ‘보스턴 전기 화학(현 보스턴 메탈)’을 설립했다.

1년 후, 사도웨이 교수와 두 동료들은 MOE로 배출가스 없이 강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결과 회사는 잉고 웬더로부터 첫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잉고 웬더는 브라질에 본사를 둔 광산 벤처 기업 ‘테라티바 미네라이스’의 설립자이자, 비료 회사인 ‘어드벤스 포타시 테크놀로지’의 창업자였다.

이후 사명을 보스턴 메탈로 바꾸고, 미국 국방부와 에너지부, 국립 과학재단에서 25만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아 전해조를 이용한 제철 기술을 시연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강철은 석탄으로 만든 탄소가 풍부한 연료인 산화 코크스와 산화철을 연소시켜 만든다. 현재 보스턴 메탈 CEO인 타데우 카르네이로는 “금속 대부분은 산화물 형태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며 “금속을 얻으려면 산화물 속의 결합을 끊고 금속을 빼내야 한다. 이를 위해 탄소를 이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카네이로는 “우리는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특정 금속을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산업용 전해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메탈은 앞으로 3년간 매년 페로바나디움(바나듐을 55%까지 함유한 합금철) 1000톤을 생산하는 시범 공장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보스턴 메탈은 투자받은 자금을 통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고 관련 기술자 역시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스턴 메탈은 BEV외에 ‘프렐류드 벤처스(Prelude Ventures)’와 MIT의 ‘디 엔진(The Engine)’에서도 자금을 지원받아 총 3200만달러를 조달할 수 있었다.

디 엔진의 파트너이자 CEO인 케이티 레이는 “탄소배출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철강 생산의 탈탄소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스턴 메탈은 수년간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왔고, 그것을 가까운 시일 내에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카네이로에 따르면, 보스턴 메탈은 이미 첫번째 고객이 되려는 많은 회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철강 산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거하는 것은 큰 이슈”라며 “보스턴 메탈의 기술은 혁명적인 것으로, 우리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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