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노는 물’ 선택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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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노는 물’ 선택의 묘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03
  • 승인 2019.02.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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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의 ‘권학’편에는 ‘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잘 알겠지만 쑥은 구부러진 모양으로 자란다. 하지만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 자란다면 쑥조차도 곧게 자랄 수 있다’는 성어이다. 

사람 역시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면 비록 출신이 좋지 않더라도 그 역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순자는 그 말에 이어서 ‘하얀 모래도 검은 모래와 함께 있으면 진흙과 같이 검어진다’라고 말한다. 반대의 예로서 아무리 자질이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나쁜 환경에 오래 있으면 물이 들어서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시 비슷한 뜻을 가진 성어로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에는 `근묵자흑 근주자적((近墨者黑  近朱者赤)`이라는 말이 실려 있다. “먹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지고, 붉은 물건과 가까이 하면 붉어진다”는 뜻이다. 사람은 평상시에 생활하면서 가까이 하는 사람을 닮게 되고 그 사람과 비슷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전의 성어들은 모두 좋은 환경에 거하고, 좋은 사람을 사귀라는 가르침이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실천하기는 어렵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말해주는 고사가 있다.

 남송 시대에 계아라는 사람이 벼슬에서 파직되고 남강군으로 내려가, 여승진이라는 사람의 옆집을 1100만냥을 주고 샀다. 여승진이 집값을 그렇게 비싸게 준 이유를 묻자 계아는 “집값은 100만냥이지만, 당신과 이웃하는 값은 1000만냥”이라고 말했다. 

평생을 두고 교류하고 배울 만한 친구의 곁에 있는 값이 집값의 무려 열배를 줘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買宅, 千萬買隣)’의 고사이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고사로, <효경>을 보면 우리가 잘 아는 ‘맹모삼천지교’의 고사가 있다. 맹자의 교육을 위해 어머니가 3번의 이사를 다닌 이야기인데 우리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어린 맹자는 묘지 근처의 집에 살 때는 장례식 흉내로, 시장 근처에서 살 때는 장사하는 흉내로 하루 온종일을 보냈다.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맹자의 어머니는 집을 학교 근처로 옮겨서 맹자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훗날 탁월한 인물이 될 맹자조차도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니, 그 어머니가 좋은 환경에 살 수 있도록 바탕을 만들어줬기에 맹자는 공자의 뒤를 이은 아성(亞聖), 즉 공자 다음가는 성인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춘추시대 명재상 안자는 ‘습속이성(習俗異性)’, 즉 습속이 사람의 본성을 바꾼다고 말했다. 자신의 습관과 주위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타고난 본성도 바뀔 수가 있다는 말이다. 좋은 습관이나 환경은 얼마든지 우리 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접하는 환경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를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앞날은 물론 성품과 인격이 이뤄져 간다. 

유유상종(類類相從), ‘모든 사물은 비슷한 속성을 지닌 같은 무리끼리 서로 모이고 사귄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자신이 어떤 무리에 속할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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