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수출 견조→조정국면’ 후퇴…고용은 ‘미흡’

수출액이 2개월째 감소하자 수출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진단을 정부가 내놓았다. 반도체 업황 지표가 최근 악화하는 가운데 2개월 연속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투자와 수출은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 상황에 대해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견조한 흐름’이라고 기술했는데 이달 들어 진단을 달리한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수출액이 지난해 12월에 1.3%, 지난달 5.8% 각각 감소하는 등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현실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수출액은 지난달에 자동차·철강·일반 기계 등 분야에서 늘었으나 무선통신기기·컴퓨터·반도체 등에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2월에 전월보다 0.4% 감소해 두달 연속 뒷걸음질했다. 운송장비 투자는 늘었으나 기계류 투자가 감소한 결과다.

정부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에 관해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반도체를 이례적으로 지목해 업황의 불확실성을 거론했는데 이번 달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한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에 8.3%, 지난달에는 23.3% 각각 감소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업황에 관해 “상반기까지는 조금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조금 나아진다는 게 다수설”이라며 “실제로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가 122만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는 최근 19년 사이에 가장 많았고 취업자 증가 폭은 1만9000명에 그친 가운데 정부는 그린북에서 고용상황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증가했으나 제조업 감소 폭이 확대한 것이 고용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진단했다.

지난해 12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6% 줄며 전월(-0.7%)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했다. 다만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선 0.3% 늘었다.

정부는 지출에 관해 “소비가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늘어 지난해 12월에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째 증가세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월까지 9개월째,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각각 하락했다.

정부는 양호한 소비와 적극적 재정 운용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위험 요인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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