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가공처리 분야 국내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보원경금속(대표 이경환). 국내 유일의 항공부품소재 개발업체로 지정 받은 이 회사는 항공기 규격인 AS9100과 ISO9001은 물론 영국 로이드선급협회 품질인증을 획득해 선박용 자재까지 생산하는 특수 알루미늄분야의 1인자다.
지난 75년 보원금속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외환위기 당시 엄청난 환차손(換差損)을 입어 23년만에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경환 대표이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회사를 인수, 불과 5년여만에 정상궤도로 되돌려 놓았다.
부도직전의 보원금속은 150억원 매출과 130명 직원이 일하고 있는 알짜기업. 그러나 외환위기의 높은 파고를 미처 피하지 못한 것이다.
“주거래은행 마저 퇴출되는 바람에 회사가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직원들이 똘똘 뭉쳐 경매물건으로 나온 회사를 인수받아 재기에 나선 셈이죠.”
당시 영업부장이던 이경환 대표가 앞장 설 수 있었던 것은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와 직원들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
이 대표는 부족한 경매 잔금을 장기근속자 위주로 우리사주 모집을 시작했다. 5백만원부터 1천만원까지 23명의 직원들이 목돈을 선뜻 내놓았다.
보원금속의 부도로 원자재 공급이 끊길 위기에 처한 거래처는 이 대표에게 선수금을 쥐어주며 재기를 요청했다.
이렇게 마련된 선수금이 5억여원으로 우리사주 투자액과 사채 등 동원 가능한 자금을 끌어들여 공장을 인수받게 됐다.
회사 추스리기에 나선 이 대표는 우선 일당제로 일하던 현장 근로자들의 처우를 월급제로 전환했다.
가정생활이 안정돼야 마음놓고 일 할 수 있다는 이 대표의 생각은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말단직원에 머물러 있던 인력들이 회사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멈춰 섰던 생산라인도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5S’ 운동이 시작된 것도 이 무렵. 비능률 제거와 주인의식 고취를 위해 시작한 ‘5S’운동은 현장에서 쓰는 장갑 한 켤레도 빨아 쓸 정도로 철저한 절약정신을 불어넣었고 인력을 비롯해 회사 구석구석에 끼여있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새로운 모습으로 태워난 98년 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99년 110억원 등 연평균 60% 이상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에는 부도 전 수준까지 매출액을 끌어 올렸다.
“처음 2년 동안 엄청난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자금사정이 넉넉치 못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으니까요. 그때마다 힘이 돼준 것은 바로 직원들입니다.”
악화된 자금사정으로 사채라도 끌어 쓸 상황이 되면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과감히 상황을 공개했다. 그 결과 여유 있는 직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 할 수 있었고 회사측은 사채 시장 이자율만큼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신뢰감과 주인의식이 조금씩 쌓여갔고 재기 2년만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에 따른 경쟁력 강화도 성공의 요인.
1만여개의 금형을 보유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주로 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한 이 회사는 국내 300여 업체를 고정고객으로 삼고 있다.
최근 보원경금속은 알루미늄에 스칸듐을 첨가한 새로운 합금 생산과 마찰압점 용접 및 나노재료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스칸듐 첨가 제품은 합금의 난이도와 제조의 난이도, 고난도 열처리 작업등에 따라 물성이 달라져 선진각국에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야.
테스트 결과 금속의 피로도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낮아 항공기 날개부문 등으로 활용하기 적당하다. 확산(擴散)에 의한 용접방법인 마찰압점 방식은 같은 재료뿐만 아니라 다른 재료까지도 용접이 가능하고 강도 또한 모재(母材)와 같을 정도여서 차세대 용접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보원경금속은 지난해 중국 현지공장을 가동했다. 환율 변동에 대비하지 못했던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중국 및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와 위험분산 효과를 동시에 얻고 있다.
같은 실수를 두번하지 않겠다는 이 회사는 기술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 질적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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