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IT 1세대 3인방 

IT업계의 거물이라고 하면 여러 사람을 꼽을 수 있겠지만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등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왜 업계 리더들이 이번 넥슨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을까요. 넥슨은 국내 1위 게임회사로 1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넥슨과 이들 3인방은 직간접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인수전에 이들의 이름이 떠오를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가 일부 나오기도 했었죠.

넥슨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이 지난 21일 진행됐습니다. 현재 넷마블, 카카오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엔씨소프트와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시장에서 3, 4위하는 업체입니다. 1위 넥슨을 인수하겠다는 넷마블은 2위죠.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면 3, 4위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집니다. 경쟁사 입장인 엔씨소프트와 NHN엔터테인먼트가 전략적으로도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어야 하는 건 당연해 보이는 일이었는데요. 또 인수전에 뛰어든 카카오는 네이버의 가장 큰 경쟁상대입니다. 하지만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뭐 인수전 불참에는 여러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기업 보다는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리니지, 아이온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M&A에 있어 기술기업이나 콘텐츠 확장에 도움이 될만한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엔씨가 넥슨을 품에 안으면 덩치가 커지겠지만 지금 전략과는 좀 다른 결정이 되기 때문이죠.

이준호 회장도 게임사 인수보다 NHN엔터테인먼트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지금 이 회사는 정보통신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결제 서비스 등에 힘을 쏟고 있죠.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네이버에서 게임 관련 콘텐츠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포털사이트에 게임 섹션이 활성화돼 있었던 적이 있는데요. 검색포털에 게임사용자의 유입을 유도하던 전략이죠. 2000년 초반 네이버컴과 한게임 합병이 그런 사례죠. 이제 그것도 옛말입니다. 검색과 게임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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