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주력 품목이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달 ICT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8.2%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째 이어진 감소세가 점점 더 커지며 전체 수출마저 끌어내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액이 144억7000만달러, 수입액이 9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반도체·휴대폰 등 동반부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줄며 1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18.2%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월별 ICT 수출액 증감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째 감소하고 있으며, 1.7%, 10.0%, 18.2% 등으로 감소 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는 75억4000만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동월 대비 23.4% 감소했다. 

주된 원인은 반도체가격 하락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D램 현물(4기가바이트 기준) 가격은 지난해 9월 3.67달러였지만 10월 3.37달러, 11월 3.13달러, 12월 3.03달러, 올 1월 3.02달러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투자가 주춤하면서 재고가 남아돌아 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한 탓이 크다”면서 “물량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과 유가 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에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0억달러로 12.7% 줄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증가했지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경쟁 심화로 인한 단가하락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휴대전화는 30.8% 줄어든 9억5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완제품 수출은 증가했지만 부분품 수출 부진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액은 6억8000만달러로 26.4% 급감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확산됐다.

지역별로 중국(홍콩 포함) 수출이 6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2.2% 감소했다. 반도체(-37.1%), 디스플레이(-17.4%), 휴대폰(-63.0%) 등의 수출이 부진했다. 

베트남 수출은 24억3000만달러로 1.3% 줄었다. 반도체(3.0%)와 디스플레이(3.1%)는 증가했지만 휴대폰(-17.1%) 부진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국에는 14억6000만달러를 수출하며 14.2% 늘었다. 휴대폰(-1.4%), 컴퓨터 및 주변기기(-43.5%) 등은 감소했지만 반도체(68.7%)는 증가했다. 

유럽연합(EU)에는 4.9% 증가한 9억8000만달러를 수출했다. 2차전지(48.5%)를 중심으로 증가해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 수출은 3억5000만달러로 8.8% 하락했다. 반도체(-25.1%)와 휴대폰(-75.3%)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월 ICT 수지 50억달러 흑자

올해 1월 수입액은 9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1월 ICT 수지는 50억6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최근 ICT 수출 감소는 2017년부터 이어진 반도체 슈퍼호황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단가가 하락하는 등 현재 사이클 상 하락주기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반등을 기대했다. 상반기 중 주요 업체가 전략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는 데다 하반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증설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6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반도체 경기가 상승한다면, 다시 수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전략 스마트폰 출시와 PC수요 증가, 하반기에 데이터센터 증설 기대 등으로 하반기부터 성장세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세계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수성하고 있으므로 향후 경기 상승 시 회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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