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생태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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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생태계가 중요하다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05
  • 승인 2019.03.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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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훈

(ASE코리아 본부장)

언제 경제 호황소리를 들어봤나 싶다. 설상가상이라고 과중한 임차료로 자영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지인은 경기 북부에서 중국음식점을 경영하는데 월 임차료만 600만원이고 부가세도 세입자가 부담하니 660만원이나 된다. 게다가 주방 홀 직원 4대보험까지 부담하다 보니 허리가 휜다. 

임대인의 입장에선 건물관리를 해야 하고 또 따박따박 돈이 나오는게 아니며 속을 썩히는 세입자도 많다고 하소연한다. 

오래 전 <퍼시픽 하이츠>란 영화에선 이상한 세입자 때문에 집주인이 도리어 고통을 받는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한 적이 있다. 이건 사실상 드문 일이고 임대인이야말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오죽하면 ‘조물주 위에 건물주’란 신조어까지 생겼을까.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예컨대 한 동네가 사람들의 입소문이나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임대료가 상승하며 결국 카페나 화장품 가게 정도만 남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결국은 높은 임대료를 이기지 못해 가게는 떠나고 상권이 힘을 잃는다.  

실제로 현재 서울의 최고 상권은 강남이 아니다. 광화문 일대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국 최고라고 한다.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 결과다. 누구나 더 많이 받고 싶지만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면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 

또 다른 지인은 널리 알려진 시인으로 북카페를 운영 중이다. 신도시이긴 하지만 번화가도 아닌데 30㎡ 남짓한 공간의 월세가 200만원에 육박한다. 가게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부족해 대학 시간 강사로 번 돈을 보탠다고 한다. 심지어 부동산 중개인도 그곳 월세가 지나치다는 의견이었다. 

필자의 큰어머니는 예전에 면목동에서 지층에 세입자를 두고 있었는데 자신도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10년 동안 한번도 월세를 올리지 않았다. 그 세입자들이 얼마나 힘들겠느냐 하셨고 가족들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 

조선 왕조의 왕릉 산책길 옆을 보면 몇발짝마다 거미줄이 어른 키보다도 더 높게 처져 있다. 거미줄마다 거미가 모두 건재한 것을 보니 숲 속에 날아다니는 곤충류가 제법 많고 거미줄에 걸리는 불행한 운명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포식자라 해서 늘 유리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한 신도시의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보드워크 난간에 말라 죽은 거미를 숱하게 봤다. 거미들이 줄도 치며 나름대로 생존하려고 발버둥을 친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신도시를 조성한지 얼마 안 돼 공원의 심장부에는 관목 이외엔 키가 큰 나무가 거의 없었다. 나무가 울창해야 나무에 의지해 사는 곤충들이 많을 텐데 사정이 그렇지 못하니 거미가 아무리 노력한들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아니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이라는 생태계 속에 있지 않으면 화성에 내던져진 사자에 불과하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 대기업이 예전보다 ‘갑질’도 줄어들고 기술 자료 요청도 절차를 갖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뿌리 깊은 관행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상생 협력을 위한 부서의 방문도 형식에 그치기도 한다. 

중소기업이라는 건강한 생태계 없이는 공룡도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때다. 생태계의 파괴로 공룡이 전멸한 6500만년 전의 화석이 이를 말없이 웅변하고 있다.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동네 서점이 되돌아왔듯이 제2, 제3의 이성당과 성심당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 김광훈(ASE코리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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