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소인 ‘기업 지불능력’ 빼고 경제상황·고용동향만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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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소인 ‘기업 지불능력’ 빼고 경제상황·고용동향만 반영
  • 김도희 기자
  • 호수 2205
  • 승인 2019.03.0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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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 간 갈등의 불씨 상존…구간설정위·결정위 이원화 유지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개편안 곳곳에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초래할 요소들이 남아 있어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질지는 미지수다.

 

고용의 양과 질 포괄적으로 고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개편 최종안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서 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은 제외하기로 했다. 경제 상황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애초 계획대로 반영한다.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하는 공익위원 중 일부는 국회 추천을 받아 위촉하기로 했다.

최종안은 고용부가 지난 1월에 발표한 초안을 3차례의 전문가 토론회와 온라인 설문조사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수정·보완한 것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추가·보완하되 기업 지불능력은 제외하는 대신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 상황 등으로 보완했다”고 밝혔다.

당초 초안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고용 수준, 경제성장률, 기업 지불능력 등을 추가하기로 했으나 최종안은 이 중 기업 지불 능력을 뺀 것이다. 경영계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 차관은 “(기업 지불능력은) 결과적으로는 고용의 증감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기준으로 보완될 수 있고 기업 지불능력을 보여주는 영업이익 등 지표는 경제 상황의 지표와 중첩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 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명시하고 있는데 개편안은 여기에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 상황’을 추가했다.

초안이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제시한 ‘고용 수준’을 좀 더 포괄적인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꾼 것은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적 측면도 폭넓게 고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임 차관은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사실상 노사협상 제한

최종안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초안의 큰 틀은 유지했다. 

구간설정위는 전문가들로만 구성돼 최저임금의 상·하한을 정하고 결정위원회는 그 범위 안에서 노·사·공익위원 심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이 사실상 노·사 협상을 제한하게 한 것으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영향력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여기에는 기존 최저임금위 논의가 노·사 중심으로 진행돼 과도한 갈등과 파행으로 점철됐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구간설정위는 연중 상시로 통계 분석과 현장 조사 등을 하고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설정한다. 구간 설정에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추가된 고용 동향과 경제 상황 등이 반영된다.

최종안은 구간설정위에 참여할 전문가는 노·사·정이 5명씩 모두 15명을 추천하고 이 가운데 노·사가 3명씩 순차 배제해 9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노·사의 순차 배제는 중앙노동위원회 구성에 사용되는 방식으로, 극단적 입장을 가진 전문가를 배제해 갈등을 줄이는 장치다.

일각에서는 노·사의 순차 배제로 전문성과 소신을 갖춘 인사는 빠지고 무색무취의 인사만 남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구간설정위 전문가들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저임금 상·하한 폭을 지나치게 크게 설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최저임금 인상 구간 설정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임 차관은 “구간설정위의 전문성, 독립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제시됐는데 이는 추후 제도 운용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공익위원 추천시 국회 몫 1명 늘려

최종안은 결정위원회 노·사·공익위원을 7명씩 모두 21명으로 구성하되 공익위원 7명 중 3명은 정부가 추천하고 4명은 국회가 추천하도록 했다. 이는 초안에서 공익위원의 정부 몫은 1명 줄이고 국회 몫은 1명 늘린 것이다.

결정위 공익위원 7명 중 4명을 국회의 추천을 받아 위촉하기로 한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가 국회의 개입으로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추천 공익위원 중 여당과 야당의 몫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임 차관은 “당초 초안은 (공익위원 추천이) 국회 3명, 정부 4명이었으나 추천의 다양성이 좀 더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 추천 몫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 15건 중 10건이 국회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정부와 국회가 공익위원을 함께 추천하는 것으로 했다”고 부연했다.

결정위의 노·사 위원은 주요 노·사단체 추천을 받아 위촉하되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를 포함하도록 했다.

국회는 고용부가 마련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최종안을 토대로 최저임금법을 개정하게 된다.

최저임금법상 고용부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3월31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요청하게 돼 있어 새로운 결정체계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부터 적용하려면 법 개정이 이번 달 중순까지는 완료돼야 한다는 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임 차관은 “현재 국회에 70여개 최저임금법안이 계류된 만큼, 개편된 방식으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이 심의·의결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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