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빈(47·학원강사)씨는 최근 공기청정기를 2대 더 렌털했다.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80대 시어머니와 어린 두 딸의 건강이 염려돼 내린 결정이다. 가족이 모이는 거실에 둔 것까지 3대의 공기청정기가 하루 종일 돌아가지만 김 씨는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이 미세먼지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 ‘삼한사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도 옛말. 서울시엔 사상 최초로 3월 들어 7일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연속 발령됐다.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필수품이 된 지금, 삼삼오오 모이는 자리엔 남녀노소 불문하고 ‘미세먼지 극복 방안’이 최대 관심거리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뻑뻑한 눈…“렌즈 말고 안경, 안약 말고 인공눈물”
미세먼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 부위는 눈이다. 답답한 시야로 인한 불편함은 물론, 안구 결막에 미세먼지가 닿으면 안구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 각막염 등 눈 질환 발병률도 매우 높다.
잠깐만 외출해도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건 미세먼지가 눈물막을 약화시켜 안구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건 눈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엔 보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눈에 이물감이 느껴져도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깨끗한 미온수로 씻은 후 따뜻한 수건을 이용해 눈 찜질을 하거나 눈 주변을 가볍게 마사지해 주는 것이 최선이다.
인공눈물은 1회 1~2방울씩 하루에 4~5회 점안하는 것이 좋다. 안약은 녹내장, 백내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
특히 눈이 가렵고 붉어지며, 끈적끈적한 분비물이 나오면서 염증이나 세균 감염 등이 의심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콜록콜록 답답한 가슴… “물 마시고 마스크 써야”
미세먼지가 무서운 이유는 호흡기를 통해 폐와 혈액까지 스며들어 각종 질환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런데 유해물질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방법은 숫자를 기억하는 것. 구매 시 ‘KF80’ ‘KF94’ ‘KF99’ 등의 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숫자다.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는 큰 반면 호흡하기가 불편하므로 각자 신체 상황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한다. 예로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2000~4000원짜리 마스크를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 세탁해 사용하거나 며칠 동안 쓰고 다니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피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을 유지할 수 없으며, 한번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으므로 재사용해선 안 된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면역력 강화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생활 등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므로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충분한 영양 공급은 필수다.
또 하루 8~10잔의 물을 마셔 체내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몸속 유해 물질을 배출해야 한다.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경아 자유기고가(jsjys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