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전기車 준비 중인 다이슨

지난해 7월 짐 로완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싱가포르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만들겠다며 사내에 알렸다. 짐 로완은 “다이슨 전기차 연구팀은 영국 훌라빙텅 비행장 연구기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곧 전기차 생산·조립에 나설 것”이라며 “시장 접근성, 전문 인력 등을 고려해 다이슨의 전기차 제조시설을 싱가포르에 건립하기로 결정, 오는 12월 착공해 2020년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뒤, 다이슨은 싱가포르 내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공장을 짓고 있다. 다이슨은 “구체적인 공장 위치나 규모 등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와 첨단 모터 생산기지는 다이슨의 미래 기술 중심지다. 다이슨은 11년 전 싱가포르에서 디지털 모터 개발을 위한 소규모 엔지니어 팀을 꾸려 현재 직원 110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다이슨의 핵심 경쟁력은 헤어드라이어와 무선청소기 등 혁신 제품으로 검증된 디지털 모터에 있다. 이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전기차 개발에 착수한 다이슨은 싱가포르 공장 완공과 함께 신개념 첨단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다이슨은 그동안 쌓아온 모터, 영상 데이터 처리, 로봇 공학, 기류 제어 기술 등을 모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슨을 창업한 제임스 다이슨은 자사가 내놓을 전기차와 관련해 “저가용 전기차나 스포츠카가 아닌,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를 만들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다이슨 전기차가 테슬라나 벤츠·도요타 등과 겨뤄볼 만한 프리미엄 제품군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이슨은 전기차 출시를 위해 애스턴마틴·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인재를 꾸준히 영입했다. 지난 1월에는 전기차 생산 프로젝트를 총괄할 인재도 영입했다. 닛산 인피니티 글로벌 대표였던 롤랜드 크루거가 주인공이다. 크루거는 올해 4월 다이슨에 합류한다.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인 크루거는 미쓰비시 유럽법인 디자이너, 다임러그룹 수석 디자이너, 독일BMW그룹 수석부사장을 거친 뒤 2015년 1월부터 최근까지 인피니티 글로벌 대표를 맡고 있었다.

다이슨은 전기 자동차 프로젝트에 25억파운드(35억2200만달러)를 약속했다. 이 중 10억파운드는 배터리 팩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다. 2015년에는 배터리 전문기업 삭티3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다이슨의 공격적인 전기차 투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보고 있는 한국 등 기존 완성차 업체는 물론 자동차 배터리 업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복잡한 내연기관과 수천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기존 완성차에 비해 훨씬 단순한 구조인 만큼 후발주자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분야란 평가다. 

미국 테슬라, 중국 BYD 이외에 벤츠·BMW·아우디·도요타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까지 앞다퉈 전기차를 선보이며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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