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재(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중소상공인희망재단 이사장)

국내 자영업자들은 근래 들어 유난히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경기둔화 여파와 인건비 급증으로 지난해 자영업자 폐업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올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연속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인상누적 효과까지 나타나 인건비 부담은 더 한층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국외 경제전망도 어둡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경제 성장둔화, 영국의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경제도 암울하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하락한다는 전망이다.

이미 국내외 다수의 연구기관들은 국내 경제성장 전망치를 2.5~2.6%로 낮춰서 잡고 있으며 특히, ‘무디스’는 2.1%까지 낮춰 잡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국내외 경제적인 요인들로 인해 국내 소상공인들은 처절한 생존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종업원을 최대한 줄이고 축소경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 국내 자영업은 자신들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까지 안고 있다. OECD 국가 중에 국내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자영업자가 넘쳐나니 과당경쟁은 당연한 상황이다.

과당경쟁에 노출된 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적정이윤을 낼 수 없어 소위 ‘좀비기업’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당경쟁 시장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과밀업종은 진입을 억제시키고, 퇴출을 원활히 하는 구조로 전환해줘야 한다.

아쉬운 점은 정부나 지자체들이 일자리 창출이란 명분으로 여전히 진입을 촉진시키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정책프로그램에 각종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니 과당경쟁 구조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본의 아니게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창업뿐만 아니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인한 창업도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여기에도 공공부문의 다양한 창업지원금과 창업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과당경쟁 압력을 더 높이고 있다.

만일 정부의 창업지원이 지금보다 좀 더 엄격해 진다면, 예비 창업자들은 창업에 보다 더 신중을 기하고 더 많은 준비를 통해 창업할 것이기 때문에 창업 빈도나 속도조절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정부의 지원(특히 자금지원)이 풍성할수록 준비가 덜된 창업이 늘어나게 돼 과당경쟁을 부추긴다.

이제 정부나 지자체는 신규 창업지원도 중요하지만, 기존 창업자들 중에 유망한 업체를 지원해주는 ‘점프 업(jump-up)’정책으로 정책 전환을 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창업초기(보통 3~5년 이내)에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지나는 경영난을 겪게 되는데, 이때 단계별 맞춤식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최근 정부의 벤처지원정책도 신규 창업위주의 지원에서 ‘스케일 업(scale-up)’정책에 좀 더 주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소상공인 지원정책도 신규 창업위주의 지원정책에서 유망한 기존 창업자 지원을 통해 강소기업으로 올려주는 ‘점프 업’ 정책을 적극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스케일 업’과 ‘점프 업’ 정책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허리가 튼튼히 발전하게 되면, 자연스레 새로운 일자리는 많이 창출될 것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은 신임 중기부 장관에게 바른 방향의 변화가 있길 기대해 본다.

 

- 이윤재(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중소상공인희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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