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CEO 교체 잦은 동화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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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이슈] CEO 교체 잦은 동화약품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07
  • 승인 2019.03.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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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10년 새 7명 물갈이…박기환 내정자‘전문의약품’으로 장수할까

우리나라 제약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업력을 자랑하는 곳은 동화약품입니다. 활명수, 후시딘, 판콜 등의 일반 의약품이 동화약품의 대표 브랜드들입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누구나 친숙하게 접하는 제품들인데요. 조선시대인 1897년에 설립된 동화약품은 창업자 윤창식 사장(1890~1963), 윤광열 명예회장(1924~2010), 윤도준 회장으로 이어지며 무려 122년의 업력을 맞고 있습니다. 

국내 최장수 기업임을 자랑하는 제약사인데요. 하지만 창립 122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최근 6년간 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CEO)만 5명이 교체됐습니다. 

동화약품이 전통적인 가업승계자 중심의 오너 경영을 하다가 2008년부터 회장과 CEO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요. 그 10년 동안 교체된 CEO만 7명이나 됩니다. 최근 들어서 CEO들은 더욱 빨리 단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최근 석달 동안 벌어진 동화약품의 CEO 인사입니다. 지난해 12월 유광열 전 동화약품 대표가 퇴임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2월 취임한 후 약 10개월간 동화약품을 이끌었는데요. 유광열 전 대표 퇴임하고 바로 이설 전 대표가 CEO 자리를 이었습니다. 이설 전 대표는 동화약품 인사실 임원으로 오랫동안 임직원으로 일을 했던 인물입니다. 한마디로 내부 승진자가 CEO가 된 건데요. 그가 돌연 한달 만에 CEO직을 사임하고 물러났습니다. 이설 전 대표가 CEO직을 맡았었다고 하기에도 너무 짧은 기간이죠.

이설 전 대표의 돌연 사임 이후 최근 박기환 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동화약품에서 과연 새로운 신임 CEO가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관심과 우려 섞인 시선도 모아집니다. 

CEO의 잦은 퇴진에 대한 뚜렷한 이유를 분명하게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전문경영인에게는 쉽지 않은 자리인 거 같습니다. 박기환 대표 내정자는 오는 21일 동화약품 정기주주총회에서 CEO로 확정될 예정입니다.

박기환 대표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로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습니다. 박 대표는 이후로 제약업계 한길을 걷기 시작했고 특히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활약했습니다. 

1993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를 시작으로 2003년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마케팅 총괄 상무와 한국유씨비제약 대표이사 등을 지냈습니다. 이후로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에서 대표직을 맡았습니다.

박기환 대표 내정자는 총 4곳의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전문가입니다. 한국 제약사들은 세계시장에서 사실 크게 활약을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산 의약품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 비중은 2% 정도라고 합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은 바로 미국인데요. 오랜 기간 미국을 주 무대로 활약한 박기환 대표 내정자에게 거는 동화약품의 기대는 이전과는 사뭇 다를 겁니다.

동화약품도 그동안 수차례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습니다. 2007년에 미국 P&G제약과 골다공증치료제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하나 싶었는데요. 2009년 P&G제약이 워너칠콧이라는 제약사에 인수되면서 해당 프로젝트는 물거품이 된 적이 있습니다. 

동화약품이 유광열 전 대표에서 급박하게 CEO를 교체한 것도 어떻게 해석하면 사업 전략을 급수정하고 있는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화약품을 맡았던 유 전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담당한 임원급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활명수 등 일반의약품이 더 강화되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요. 올해는 동화약품의 사업방향 중에 전문의약품 개발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박기환 대표 내정자가 주로 쌓아온 커리어이기 때문이죠.

동화약품은 요즘 매출 걱정이 큽니다. 일반 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탓에 업력이 길지만 아직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중입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유한양행이나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성장의 고삐를 제대로 쥐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돌파구로 전문의약품 개발에 집중할 걸로 보입니다. 의약품은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현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ETC가 강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전문의약품은 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한국의 인구구조에서 아주 미래가 밝은 업종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가 많은데요. 그만큼 전문의약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죠. 다른 제약사 대비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이 약한 동화약품이 박기환 대표 내정자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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