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은 어른(大人)의 학문이다. 여기서 어른이란 말 그대로 성인(成人)을 일컫기도 하지만 지위가 높은 사람, 혹은 덕이 높은 사람 등 사회의 지도층을 주로 말하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대학>의 가장 핵심적인 문장인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하게 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부터 바르게 다스려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 모든 일의 근본이라는 것인데, 이를 두고 <대학>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천자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신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말단이 다스려지는 일이 없다.” 

수신은 나라의 통치자인 천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만, 정작 천하를 평안하게 하려면 아래로 백성들까지 자신을 바르게 닦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이와 함께 잘 알려진 구절은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 있다. “진실로 하루를 새롭게 하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한다”라는 뜻으로 흔히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으로 줄여서 쓴다. 

이 말은 고대 중국의 탕 임금이 자신의 세숫대야에 새겨놓은 글이다. 탕 임금은 하나라의 폭군 걸을 물리치고 상나라를 세운 시조로, 요리사 출신의 명재상 이윤과 함께 나라를 잘 다스려 성군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대야에 스스로 새겨놓은 이 글을 날마다 마주하며 훌륭한 군주가 될 수 있었다. <대학>에는 이 구절 다음에 이렇게 실려 있다.

“<서경> ‘강고’에서는 백성을 진작시켜 새롭게 하라고 했다. <시경>에서는 ‘주나라는 비록 오래된 나라였으나 천명을 받아 새롭게 됐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극진함을 다하지 않은 바가 없다.”

여기서 우리는 몇가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먼저 변화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번 크게 결심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한번 변화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날마다 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변화, 돌이키지 않을 수 있는 변화를 얻을 수 있다. 

또 한가지는 가장 먼저 변하는 사람이 지도자 자신이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도 변화하고 나라도 변할 수 있다.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아무리 변화를 외치고 개혁을 강조해도 사람들은 따르지 않는다. 

<논어>에서 공자가 멋지게 비유한 말이 있다. “군자의 도는 바람이고 소인의 도는 풀이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기 마련이다.” 공자가 노나라의 실권자 계강자에게 정치를 가르친 말인데, 지도자의 솔선수범만이 나라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화는 반드시 새것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시경>에서는, 비록 주나라는 오래 된 나라이지만 천명을 받아서 새롭게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여기서 천명이란 ‘하늘의 뜻’으로 스스로 바르고 정의로울 때 하늘의 뜻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것은 모두 낡아서 바꿔야 하거나, 새것이라고 해서 모두 정의는 아니다. 스스로 돌이켜봐 올바를 때 모두가 공감하는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오늘날은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이다. 이런 때 일수록 진정한 변화의 의미를 새겨보아야 한다. <근사록>에는 “날마다 진보하지 않으면 날마다 퇴보한다”라고 실려 있다. 진정한 변화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날마다 만드는 것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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