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성공 노하우]조정호 ‘벤디스’ 대표

▲ 조정호 ‘벤디스’ 대표

종이 식권을 들고 가거나 식당에 수기 장부를 두고 거래하는, 혹은 법인카드를 꼭 챙겨야 하는 직장인들의 번거로움이 휴대폰을 통해 구현되는 모바일 식권 서비스로 해소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고 지금껏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며 성장하고 있는 대표 기업은 단연 벤디스㈜이다. 어쩌면 많은 직장인들에게 ‘식권대장’이라는 브랜드가 더 익숙할 지 모른다.

‘식권대장’의 모바일 식권 서비스는 특정 지역의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관리할 수 있는 데서 출발했다고 벤디스 조정호 대표는 말한다.

그러나 초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만나고 그 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왜 우리의 서비스가 ‘먹히지’ 않는지 깨달았습니다. 고객 관리보다는 당장의 매출이 더 시급한 지역 상권의 현실을 간과했던 것이죠.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중심의, 대형 상품권 업체들이 진출하지 않는 대학가나 오피스 밀집 지역의 식음료 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거래처를 늘려가던 중 엔젤투자도 성사됐다. 그리고 한 대형 게임사가 사옥 이전을 계기로 이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의뢰했고, 이를 위한 현지 시장 조사를 실시하던 중 그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의 손에 들려있는 식권과 부서별로 식당에 마련해 놓은 수기 장부 등이었다. 모바일 상품권을 ‘모바일 식권’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여기서 출발했다. 

직장인들에게는 식권이나 장부 사용의 번거로움을 해소시켜 주는 동시에, 지역의 소상인들도 정확한 매출 관리와 편리한 식권 운영을 서비스하면 승산은 있어 보였다. 

2014년 첫 모바일 식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벤디스를 출범시켰을 당시 그의 나이 29살이었다. 

“관심을 보이는 한 IT 전문 기업에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우리 서비스를 1주일 간 무료로 사용해 보도록 제안했습니다.” 비록 시범 운영이었지만 첫 거래처가 생긴 셈이었다. 그리고 약속했던 1주일 뒤, 이 IT 기업은 벤디스의 첫 고객사가 됐다.

 

정확·편리한 매출관리로 각광
제휴식당 2500곳, 월 41억 거래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서 채택
식비 5억 절약, 세계 이목 집중

 

서비스의 편의와 정확성도 만족스러웠지만 고객을 응대하는 벤디스 직원들의 열정에 더 감동했다는 것이 결정의 이유였다. 

그렇게 본격적인 닻을 올린 벤디스의 모바일 식권 서비스는 지난해 44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월간 거래액은 41억원이다. 이 같은 거래를 가능하게 한 고객사는 250여사(이용자 수는 6만여명 수준)에 이르며, 서비스제휴 식당은 2500여개에 달한다. 

불과 3년이 지나는 사이 동종 업계에서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허락치 않는 선도 기업으로 분명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 받는다.

오프라인의 영역에 머물렀던 식권을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로 구현하면서 획기적인 O2O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았던 ‘식권대장’이 제대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계기는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였다. 1만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모바일 식권이 지급돼 올림픽 사상 최초로 쿠폰 없는 식당 운영의 첫 사례로 기록됐던 것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모바일 식권을 도입하면서 예상보다 5억원의 식비가 덜 쓰였다고 한다. 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스케줄 변경 등 여러 이유로 인해 발행 후 사용되지 않고 회수도 되지 않는 사이 발생하는 ‘허수’가 모바일 식권으로 해결된 덕분이었다. 

이 사례를 비롯해 식권대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해 최근 들어 지방 주요 도시에 소재한 기업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짧은 시간 사이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기술과 환경을 구축하고 오직 열정과 확신만으로 영업에 집중하는 사이 식권대장의 브랜드 파워는 눈에 띄게 성장했고 다양한 비즈니스 플랫폼들과의 제휴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조정호 대표가 강조하는 ‘식권대장’의 성공 비결에는 모바일 식권 사용을 통한 고객들의 가치 경험을 결코 빼놓을 수 없었다. 

“B2B 서비스이긴 하지만 우리의 최종 고객은 식권을 사용하는 임직원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식권대장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최종 고객인 임직원들이 소속 기업에 대한 새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경험하게 하는 것, 그래서 식권대장하면‘먹기 위해’ 주고 받는 수단이 아닌 새로운 트렌드와 콘텐츠의 플랫폼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벤디스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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