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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만용과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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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호] 승인 2019.04.01  13: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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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논어》 <술이>에는 공자와 두 제자 안연과 자로와의 대화가 나온다. 공자가 먼저 수제자 안연에게 말했다. 

“나라에서 써주면 일을 하고 관직에서 쫓겨나면 숨어 지내는 것은, 오직 나와 너만이 할 수 있다.” 제자를 스승인 자신과 동격에 둔 것으로 대단한 칭찬이다. 

그러자 자로가 이렇게 물었다 “스승님께서 삼군을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자로는 스승이 안연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 질투심이 났을 것이다. 

그래서 안연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자신의 강점인 용맹성을 스승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했던 질문이다. 자로는 “용맹성은 네가 가장 뛰어나니 너 밖에 또 누가 있겠느냐?”라는 대답을 스승에게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의 대답은 의외였다.

“맨손으로 범을 잡고 맨몸으로 황하를 건너다 죽어도 후회가 없는 사람과는 나는 함께 하지 않는다. 반드시 일을 대할 때 신중하고, 계획을 잘 세워 일을 이루는 사람과 함께 하겠다” 

공자는 자로에게 진정한 용기에 대해 가르침을 주었다. 자신의 용기를 과시하며 무모한 행동을 하거나 죽음을 쉽게 여기는 것은 만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이루고 싶다면 먼저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할때 일의 결실을 맺게 되고, 큰일도 맡아서 해낼 수 있다. 공자는 바로 그런 사람과 함께 일을 도모하고 싶다는 것이다. 

<중용> 10장에서도 자로는 공자에게 강함(强)에 대해 물었다. 여기서 강함은 곧 용맹함과 같은 의미다. 그러자 공자는 진정한 강함에 대해 말해준다.

“남방의 강함을 말하느냐, 북방의 강함을 말하느냐, 아니면 너의 강함을 말하느냐? 너그럽고 부드럽게 가르치고 무도한 자에게 보복하지 않는 것은 남방의 강함이니 군자는 이에 머문다. 창검과 갑옷을 깔고 누워 싸우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것은 북방의 강함이니 강하고자 하는 자는 이에 머문다. 그러므로 군자는 조화롭지만 휩쓸리지 아니하니 강하고 굳건하지 않은가! 중도에 서서 치우치지 않으니 강하고 굳건하지 않은가! 나라에 도가 있으면 궁색하던 때의 절조를 변치 아니하니 강하고 굳건하지 않은가! 나라에 도가 없으면 죽음에 이르러도 변치 아니하니 강하고 굳건하지 않은가!”

여기서 남방의 강함은 군자의 강함으로 사랑과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내면의 용기다. 북방의 강함은 싸움을 좋아하고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외적으로 드러나는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용기라고 착각하지만 실제는 만용에 가까운 용기다. 

공자는 자로에게 단지 강함만 좋아하는 너의 강함은 바로 이러한 용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용기에 대해 말해주는 데 그것은 바로 중용(中庸)을 바탕으로 하는 용기다. 단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고 균형감각이 있으며 때와 상황에 맞게 발현되는 용기가 바로 진정한 용기인 것이다. 

<논어> ‘태백’에는 “용감하면서 예가 없으면 질서를 어지럽히게 된다(勇而無禮則亂)”라고 실려 있다. “용기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다(好勇不好學 其蔽也亂)”라는 ‘양화’의 말도 있다. 이처럼 진정한 용기란 배움과 예의 그리고 의로움을 바탕으로 드러나는 덕목이다. 만약 이러한 덕목들의 뒷받침 없이 힘과 무모한 용기만을 앞세운다면 소인배는 동네를, 큰 인물은 세상과 나라를 어지럽히게 된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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