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포커스] ‘새로운 30년’ 꿈꾸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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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새로운 30년’ 꿈꾸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09
  • 승인 2019.04.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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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로 인지도 수직상승

내친김에 ‘강남권 진출’정조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젊은 나이에 창업한 자수성가형 CEO다. 28살이라는 나이에 지금의 호반을 세우고 25년만에 중견 건설사로 키워냈다. 1961년 전남 보성에 태어난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6년만에 졸업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 조선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조그만 건설사에서 일하다가 자신만의 건설사를 세우기 위해 호반을 설립한 것이다.

1989년 3월 직원 5명과 자본금 1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호반건설이 국내 10대 건설사에 진입하며 주목받는 과정에는 정말 우여곡절의 이야기가 많다. 

일단 현재의 모습부터 살펴보면 호반건설은 지난해 연말 계열사인 호반과 합병했다. 호반건설과 호반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규모는 호반이 2조1619억원으로 13위였고 호반건설이 1조7859억원으로 16위였는데, 두 회사 시공능력평가 규모를 합산하면 3조9478억원이 된다. 

이는 업계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 3조4281억원을 넘어선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호반건설이 국내 톱10 건설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통합 CI와 주택 브랜드 ‘호반써밋’ ‘베르디움’ 등 새로운 CI 디자인을 공개했고, 지난달 25일에는 서울 서초동 신사옥으로 본사 이전을 완료하는 등 분주하게 기업의 외형을 손질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창립 30주년을 맞은 호반건설이 재도약을 다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차입+수주계약률 90% 원칙 고수

특히나 김상열 회장은 호반건설을 재무적으로 상당히 건실한 건설사로 키워나갔는데, 이른바 김상열 회장의 ‘무차입 경영’ 원칙은 업계에서도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손에 꼽는다고 한다. 호반건설은 현금성자산만 1조5000억원 가량을 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수적인 경영 방식일 수 있지만, 이렇게 현금성 자산이 많기 때문에 안정적인 회사 확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보통 건설사들은 한번 건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큰 자금이 필요하기에 일단 은행 등에서 끌어오기 마련이다. 이런 것이 다 부채로 잡히게 되는데, 부채비율 200%를 기준으로 그 이하이면 재무건전성이 좋다고 말한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9.5%로 얼마나 돈 관리를 보수적으로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정말 대단한 것이 호반건설은 30년 전 회사를 설립한 뒤로 지금까지 어음을 한번도 쓴 적이 없고 모든 공사비를 전부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한다. 물론 호반건설이 지금이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대형 건설사로 컸지만 과거에는 중소 규모였기에 공사 규모에 따라 현금 결제가 가능했을 수도 있었겠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 회사 자체가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 김상열 회장이 얼마나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펼쳐왔는지 알 수 있다.

리스크 관리는 김 회장의 경영신념 같은 것이다. 호반건설이 ‘90% 룰’이라는 걸 지킨다는 건 업계 사람이면 모두 다 아는 사실인데,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누적 계약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호반건설이 신규 분양에 나서지 않는다는 철칙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스타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무차입 경영’과 ‘90% 룰’이라는 두가지 원칙을 잘 지킨 덕분에 수많은 건설사가 넘어졌던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호반건설은 무사히 넘기게 됐다.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한국경제의 위기가 찾아온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경영도 펼쳤었다. 바로 철저하게 ‘공공택지사업’에만 주력한 것인데, 호반건설은 계열사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이 시기에 많은 택지지구를 사들였고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는 자체 사업을 밀어붙였다. 건설업계에서 자체사업은 개발하는 이익까지 챙길 수가 있기에 수익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는데 이때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대거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뒤 다시 건설경기가  좋아질 때 다른 건설사들이 건설한 주변 아파트들보다 싼값에 분양하는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으로 호반건설은 전라도 지역 건설사에 머문 것이 아니라, 인천 청라, 고양 삼송, 수원 광교, 성남 판교, 미사 등의 부지를 사들이며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를 공급해 전국구 건설사로 한발 더 도약하게 된 것이다.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며 수도권에서만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눈 팔지않고 주택사업에 역량 집중

원래가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만 올인하지 않고 해외시장에서 토목, 플랜트 등으로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렇지만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아파트 등)에만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했고 이러한 고집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게 된 힘이 됐다. 현재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호반건설은 2005년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아무튼 설립 이후 전국에 1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택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러다가 김상열 회장이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이 최근 몇년 사이인 거 같다. 최근 주택사업만으로 시장 변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2017년 11월 대우건설 매각의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가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대우건설이 다져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주택사업에서도 대우건설의 브랜드인 ‘푸르지오’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강남지역 등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1조6000억원의 매각대금을 마련하는 문제만 남았었다. 하지만 현금부자인 호반건설이라면 가능해 보였고,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을 13위 호반건설이 인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몰고 왔다. 

그런데 갑자기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공식 철회를 하게 된다.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해외사업에서 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냈다는 뉴스가 주효했던 거 같다. 아쉬움이 남는 과정이었지만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였다는 것만으로 대중들에게도 호반건설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도 했다는 평가다.

 

전국구 도약 위한 변화에 귀추 주목

김상열 회장이 대우건설을 품에 안으려고 했던 이유 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것 중에 하나가 호반건설의 강남권 진출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어엿한 대형 건설사로 성장했지만 호반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는 다른 상위 아파트 브랜드와 비교하면 상징성이 적고 강남권 소비자들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GS건설의 자이 같은 브랜드가 선호도 1~3위라고 하는데, 호반베르디움은 9위 정도라고 한다. 

강남에는 아파트 재건축사업이라는 엄청난 호재가 있고, 이러한 기회는 시공능력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대형 건설사들이 독점하는 시장이다. 호반건설이 강남지역에 분양한 아파트는 2015년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퍼스트’말고 없다고 한다. 호반건설은 최근 화제를 불러 일으킨 신반포 7차아파트, 방배 경남아파트, 방배 14구역 등의 재건축과 재개발사업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모두 수주에 실패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전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는 했어도 실질적인 강남 재건축사업 진출이 필요한 시기다. 최근 건설업계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에서 호반건설은 9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공능력도 10위권 안에 들어온 상황이고,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뭔가 획기적인 변화의 물꼬가 필요하고 그것은 본격적인 서울 강남권 진출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본사를 서초동으로 이전한 것도 그러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된다. 김상열 회장은 지금 강남을 중심으로 새로운 30년을 구상하고 있다.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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