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50년’석노기 장인의 힘…아마존서 호미 판매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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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 50년’석노기 장인의 힘…아마존서 호미 판매 불티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09
  • 승인 2019.04.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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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이슈]해외서 주목받는 전통상품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우리 일상생활에서 ‘호미’라는 농기구를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도시인들에게 호미는 주말농장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오래된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에 선두주자인 미국 ‘아마존’에서 1차 산업혁명에나 쓰던 호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 검색창에 영어로 ‘Ho-Mi’라고 치면 우리말 뜻으로 ‘영주 대장간에서 만든 고급 손쟁기-한국식 수제 호미’라는 소개가 나온다고 하는데요. 이 제품이 원예 관련 제품 판매 중에 ‘탑10’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라고 합니다.

또 국내에서는 약 6000원에 팔리는 이 호미가 아마존에서는 1만6000원 이상이라고 하니, 수출상품처럼 주목을 받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영주 대장간이라는 브랜드는 경상북도 영주의 한 대장간을 말합니다. 1973년부터 영주 대장간은 호미를 비롯해 괭이, 낫 등 다양한 농기구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여기서 전통방식이란 경력 50년이 넘는 숙련된 대장장이가 손수 제작한 것을 뜻하는데요. 

대표적인 대장장이가 석노기 장인입니다. 1968년부터 인생의 대부분을 대장간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그는 숭례문을 복원할 당시 전통 철물제작에도 참여했다고 하니, 한국에서 철을 다루는 보기 드문 대장장이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영주 대장간 호미의 손잡이에는 ‘최고장인 석노기’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치 이태리의 명품 가방 안쪽에 제작자의 영문이름이 적혀 있듯이 말이죠.

그렇다면, 왜 유독 미국에서 한국 전통 호미가 인기를 끄는 걸까요. 그건 미국의 정원 가꾸기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미국에는 정원이 달린 주거지가 많은데, 이때 정원을 가꾸기 위해 보통 손삽을 많이 씁니다. 이 손삽이라는 게 정원 도구 중 아주 흔한 제품입니다. 

하지만 손삽은 말그대로 큰 삽을 미니어처처럼 작게 제작한 거라, 사용하기가 불편합니다. 긁어내고, 파내고, 덮고 하는 용도로 쓰기에 어딘지 2%가 부족했던 겁니다.

이걸 우리의 호미가 보완하고 있습니다. ‘ㄱ’자로 꺾인 구조가 한몫을 하는데, 손삽이 못하는 여러 작업을 호미가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호미의 구조가 미국사람들 입장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손삽도 구부려서 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건 철물을 ‘ㄱ’자로 꺾는 작업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거기에다가 미국인은 장인 즉 ‘Master’에 대한 신뢰가 상당합니다. 농기구의 본류인 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석노기라는 장인이 그것도 손으로 만들었다는 스토리만으로 브랜드적인 가치가 오른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이미 영주 대장간의 호미는 인정받는 제품입니다. 농촌 지역 철물점에는 이 호미만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인정받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겁니다.

영주 대장간 호미가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게 된 배경은 간단합니다. 국내 유통을 맡던 한 업체의 대표가 직접 제안을 한 겁니다. 

2013년부터 아마존과 이베이에 조금씩 상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2018년부터 연간 2000개 이상 팔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이것이 하루 아침에 일어난 히트가 아니죠. 호미라는 수요가 아주 극소수 사람들에게 유통된다고 하지만, 디지털이라는 첨단 유통망을 만나면서 숨어 있던 소비자를 발견하고 다시 한번 판로가 열리는 기회를 맞은 겁니다.

과거 우리의 호미는 그 상품성 면에서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빛을 발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농학자들이 일본의 호미를 한국에 들여오려고 하다가 한국식 호미를 보고 감탄해서 오히려 역수출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 평범하지만 이미 100년전부터 한국식 호미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던 겁니다. 한국의 전통 상품이 이처럼 글로벌화되는 사례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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