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스스로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룹의 험난한 구조조정을 거쳐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10여년 만이고 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던 시절로 따지면 17년 만에 퇴진입니다.

박삼구 회장은 그룹 구조조정을 거쳐 금호산업 인수 후 금호타이어 등 주력 계열사를 되찾아 그룹을 재건하는 꿈을 꿨었습니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고, 결국 회장 자리를 내려놓게 됐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잠시 돌아보면 2002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오른 박삼구 회장은 공격적으로 회사 규모를 키웠고 2006년 대우건설(6조4000억원)을, 2008년에는 대한통운(4조1000억원)을 인수합니다. 이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그룹 전체가 재무구조 악화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결정타였습니다. 

결국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합니다. 박삼구 회장의 혹독했던 10년이 시작된 시기죠.

그해 12월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게 됩니다. 경영위기를 촉발한 책임으로 물러났던 박삼구 회장은 2010년 11월 전문경영인 신분으로 경영에 복귀합니다. 2013년 11월에는 금호산업 대표 자리를 맡고, 2014년 10월 금호산업은 조건부로 워크아웃을 졸업합니다. 숨가쁜 회생의 절차들이었죠.

이후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에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지주회사를 찾아와야 그룹 재건의 퍼즐이 맞춰지기 때문이죠. 2015년 7228억원에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2017년 1월 금호타이어 인수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1조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다가 그해 11월 포기합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월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에 팔렸습니다.

이후에도 가시밭길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문제로 기내식 대란이 발생합니다. 그룹 재건을 위해 여러 인수 자금을 끌어들이다가 아시아나항공까지 탈이 나기 시작한 겁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27일 주주총회 전날 저녁에 긴급하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한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퇴진을 언급하는 거취를 표명했습니다.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향방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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