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 군군신신, 본분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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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군군신신, 본분에 충실하라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10
  • 승인 2019.04.0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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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제나라 경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해야 합니다(君君臣臣父父子子).” 

바로 정명론의 대표적인 구절로 사람들이 각자 주어진 이름, 즉 맡겨진 본분에 충실함으로써 조화롭고 안정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경공은 이렇게 대답했다. 

“훌륭합니다. 진실로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며,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못하고 아들이 아들답지 못하면, 비록 곡식이 있어도 제가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공자의 큰 이상을 자기 위주로 해석했던 우둔한 군주의 한계였다.

이외에도 ‘논어’에는 공자가 정명론에 대해 말했던 것이 많이 실려 있다. 제자 자로가 “위나라에서 정치를 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반드시 이름을 바로 잡겠다(必也正名乎)”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자로는 “선생님은 현실물정에 어둡습니다. 어찌 그것을 바로 잡겠습니까?”라며 그것은 비현실적인 이상론에 가깝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처럼 공자의 정명론은 심지어 제자들까지도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해 오해를 했다. 공자는 이렇게 긴 가르침을 줬다.

“어리석구나 자로야. 군자는 자기가 잘 알지 못하는 것에는 말하지 않고 버려둬야 한다.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사리에 맞지 않고, 말이 사리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뤄지지 않고, 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와 음악이 흥하지 않고, 예와 음악이 흥하지 않으면 형벌이 적절하지 않고, 형벌이 적절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살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명분을 바로 세우면 그에 따라 말을 할 수 있고, 말을 하면 반드시 실천할 수 있다. 군자는 그 말에 대해 구차히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공자는 이 가르침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본분을 지키지 않으면 말이 혼란스럽게 되고, 말이 혼란스럽게 되면 나라의 모든 일에 혼란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결국 백성들이 살아갈 수 없는 나라가 되고 만다. 따라서 군자는 반드시 명분을 지켜서 바른 말을 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백성들의 신뢰를 얻어 나라를 바르게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다. 

공자는 자신의 직위에 걸맞는 일을 해야 하며 분수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리인’에서는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걱정해야 하며,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남이 알아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실려있고 ‘태백’에는 “그 직위에 있지 않다면 그 직위에서 해야 할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공자는 군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용’에서 “군자는 현재 있는 위치에서 할 일을 행할 뿐 그밖의 일은 바라지 않는다”며 “군자는 어떤 처지에 처해도 스스로 얻지 않음이 없다. 높은 자리에서는 아랫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아래에 있을 때는 윗사람을 끌어내리지 않는다”고 군자가 어느곳에 있어도 반드시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자기 이름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 본분을 팽개친 사람이 너무 많다. 자기 이름과 자리를 팔아서 자기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들의 믿음을 떠나게 만든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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