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4대 시중은행 업무협약, 금융문턱 낮춰 수출中企 글로벌 경쟁력 제고

자금난을 겪는 수출기업들이 이달부터 은행 돈 쓰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출활력 제고대책에 4개 시중은행이 참여하면서 수출 선적 이후 수출채권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는 1조원 규모의 보증 프로그램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되는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김영주 무역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무역보험공사와 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이 수출활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달 4일 정부가 발표한 수출활력 제고 대책에 포함된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1조원)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3000억원)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1000억원) 등 신규 금융상품 출시를 순차적으로 이행하는데 첫발을 뗀다는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무보의 보증지원을 기반으로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시중 은행들의 일선창구 역할이 중요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업무협약 체결직후 무보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 각각 수출채권 현금화를 위한 첫 보증서를 발급했다.

KEB하나·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곧 보증부 대출상품을 차례로 출시한다. 

앞서 성윤모 장관은 “지금은 수출하고 채권을 받아도 제품을 제작하고 결제해 돈을 손에 쥐려면 6개월 이상 걸린다”며 수출기업이 수출채권을 기반으로 조기에 현금화 할 수 있도록 무보가 시중은행과 협약을 체결하고 특별보증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는 이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2014년에 3조5000억원 규모를 지원할 정도였는데 지난해 지원액은 90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수출채권 현금화가 위축됐다. 

이는 3조4000억원대의 모뉴엘 대출 사기와 관련한 수출보험금 지급을 두고 6개 은행과 무보가 3년 넘게 벌인 소송전 때문에 서로 관계가 소원해진 탓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법원 중재로 양측이 동등하게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이제는 수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다시 의기투합을 한 것이다.

성 장관도 이날 “정책금융기관이 리스크를 최대한 분담하고, 민간은행이 보조를 맞추어 적극적으로 여신을 늘려나간다면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고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처럼 나라를 잃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기백을 잃는 것인 만큼 정부와 은행이 수출기업들의 기를 살리는 데 의기투합하자”고 강조했다.

유망 수출기업이 수출계약서만으로도 특별보증을 받을 수 있는 1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제도도 오는 10일부터 협약은행을 통해 시행에 들어간다. 현재 39개 기업들이 1000억원 상당 수출계약에 대해 385억원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무보는 수출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 당장 1일부터 전체 수출자금 보증건(1조원 규모)을 1년간 감액없이 연장했다. 이에 따라 1206개 중소·중견 기업들이 보증 재심사에 따른 대출규모 축소 걱정 없이 1년간 기존 대출규모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지난달 말까지 시행된 신규 수출보험 한도확대(최대 2배) 조치가 6월말까지 연장되고 특히 지난 1~2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한 3개국(중국, 베트남, 필리핀)의 기존 보험한도도 10% 일괄 증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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