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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지레 포기’하느니 차라리 실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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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호] 승인 2019.04.15  1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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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염유는 정치에 뛰어나 공자의 뛰어난 제자 열 명을 꼽는 공문십철에 속하는 제자다. 하지만 소극적인 성향이 있어 공자로부터 자주 꾸중을 듣기도 했다. 그의 성품은 <논어> ‘옹야’에 실려 있는 공자와의 대화에서 잘 드러난다. 

염유가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제 능력이 부족합니다”라고 말하자, 공자는 “능력이 부족한 자는 도중에 그만 둘 수밖에 없는 것인데, 지금 너는 미리 선을 긋고 물러나 있구나”라며 꾸짖었다. 

차라리 힘에 부쳐 중간에 그만 둘지언정 스스로 도전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소극적인 성향의 제자를 안타까워 한 것이다. 

염유는 훗날 노나라의 실권자 계강자의 이익을 위해 백성을 착취하다가 공자로부터 파문을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평안함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조그만 어려움에도 좌절하고 포기하고 만다. 자칫 쉽고 편한 길만 쫓다가 옳지 못한 길로 들어서기도 하는 것이다.

마치 염유에게 해주는 것 같은 말이 ‘자한’에도 실려 있다. 

“비유하자면 산을 쌓다가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그만 두었다고 해도 내가 그만 둔 것이다. 또한 땅을 평평하게 고르다가 한 삼태기의 흙을 갖다 부었어도 일이 진전됐다면 그것은 내가 나아간 것이다.”

먼저 앞의 문장은 무슨 일을 하든지 일의 성사여부는 모두 자기의 책임이며 주위 상황이나 사람들의 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조금 힘이 든다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에게 주는 말로, 마지막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자세를 요구했다. 

가장 숨이 차고 힘이 부치는 순간은 바로 일이 성사되기 직전이라는 것이다. 뒤의 문장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레 포기하는 소극적인 성향의 사람에게 주는 말이다. 

비록 일을 이루기에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해도 당당하게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설사 힘에 부쳐 일을 끝내지 못했더라도 노력하는 과정에서 조그만 진전이라도 있었다면 그것 역시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애초에 포기했다면 그 어느 것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자신의 현재 수준이 어떤지, 무엇이 부족한지조차 모르게 되는 것이다.

<서경>에도 비슷한 성어 ‘위산구인 공휴일궤’가 실려 있다. ‘아홉 길의 산을 만들다가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서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상나라의 폭군을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한 주무왕이 선물로 받은 진기한 개에 마음을 뺏겨 정사를 소홀히 하자 신하가 경계하는 마음으로 올렸던 글이다. 

이처럼 많은 고전에서 같은 의미의 말들을 거듭하는 것은 그만큼 이러한 자세를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눈앞의 어려움 때문에, 주위 여건이 도와주지 않아서, 심지어 게으른 마음 때문에 포기했던 많은 일들이 바로 이러한 상황이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한 길을 파지 못해 얼마나 많은 우물을 버렸을까.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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