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지난해 7월만 해도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포부가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가 글로벌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인보사는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뒤집는 혁신적인 신약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수술 없이 세포를 무릎 관절에 주사로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코오롱생명과학의 미래를 먹여살릴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하던 때입니다.

그 뒤로 줄곧 인보사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기대는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다 최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31일이었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에게 인보사 제조와 판매 중지를 요청한 것입니다. 

보통 신약은 본격적인 유통을 하기전까지 임상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 임상실험이 관건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하던 중 인보사의 주성분 가운데 1개인 형질전환세포가 국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세포와 달랐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우석 대표는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없다”며 “성분의 명칭이 달라졌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 1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인보사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확대해석되는 경향이 있다”며 “인보사는 완벽한 방사선 조사로 종양 원성(암이 될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인보사가 종신형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왜냐하면 미국 임상시험에 쓰인 성분과 국내에 시판되는 인보사의 성분이 동일하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허가 취소 수순을 밟게 되기 때문이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강도 조사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오는 15일 식약처는 인보사 성분에 대한 검사 결과를 내놓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임상시험도 곧 재개할 것이고, 인보사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보사는 지난 1999년 개발을 시작해서 무려 20년 동안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코오롱생명과학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인보사의 운명이 어떻게 될까요.

이우석 대표는 인보사의 개발과 아주 밀접한 CEO입니다. 그는 특이하게도 공직 생활을 오래하다 코오롱그룹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산업자원부 이사관을 지낸 이 대표는 지난 2000년 공직자 생활을 접고 기업 소모성자재(MRO) 전문업체인 코리아이플랫폼을 창업했는데요. 코오롱과 인연을 맺은 해는 코오롱그룹이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한 2006년입니다. 

이후 이 대표는 2007년 코오롱제약 대표 자리에 올랐고 2012년부터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보사가 국내 임상 단계에 들어가던 해에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직을 맡기 시작해 2013년부터는 코오롱티슈진의 대표 자리도 맡았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유럽 판권을 보유한 미국 현지 자회사입니다. 

이 대표는 이웅열 회장이 애착을 드러낸 인보사의 개발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 평가받는 CEO입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웅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이우석 대표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보사 시술 건수는 2600건이 넘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안전성 검증 후) 조속한 출고 재개를 통해 환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우석 대표가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온 제약업계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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