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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일의 우선순위·중요도는 ‘이음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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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호] 승인 2019.04.22  15: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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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시간 관리에 관한 글들에서 한 때 ‘중요한 일’과 ‘급한 일’ 중에서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하는가에 대해 유행처럼 다루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리더십 및 시간 관리의 대가 스티븐 코비 박사의 저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에서 비롯된 것 같다. 책은 급한 일에 쫓기지 말고 중요한 일에 집중함으로써 일의 원칙과 근본적인 가치를 명확히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의 효율과 성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한 일,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 등 네 가지로 나눠 놓고 바람직한 순서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들은 오늘날 속도에 치이고 일의 양에 쫓기며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일의 종류가 확대되고 다변화되면서 바람직한 시간 관리도 더 세분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미 2300여년 전 맹자도 일의 우선순위에 대해 가르침을 주었던 적이 있다. <맹자> ‘진심상’에 실려 있는 글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르는 것이 없지만, 당면한 일은 서두른다. 인한 사람은 사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친족과 현자를 사랑하는 일을 서둘러 먼저 한다. 요순의 지혜로도 만물을 두루 알지 못한 까닭은 ‘시급히 먼저 해야 할 일을 서둘렀기’ 때문이고, 요순의 인함으로도 두루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한 까닭은 ‘친족과 현자를 사랑하는 일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요즘도 많이 쓰는 ‘급선무’가 실려 있는 원전이다. 맹자는 굳이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나누지 않고 중요한 일이 곧 급한 일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요순은 가장 지혜롭고 훌륭하다는 중국의 전설적인 황제를 말한다. 이처럼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시급히 먼저 알고, 시급히 먼저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는 것과 사랑해야 할 대상에도 분명한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공자의 철학으로부터 이어져 나온 것이다. 

공자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자간의 올바른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게 된다. 그 순서를 맹자는 이렇게 말해준다.

“군자는 만물에 대해 그것을 아끼지만 모두 인으로 대하지는 않고, 백성을 인으로 대하기는 하지만 친밀하게 하지는 않는다. 먼저 친족을 친하게 대하는 데에서 나아가 백성을 인으로 대하고 백성을 인하게 대하는 데에서 나아가 만물을 아낀다.”

친족에서 시작해서 백성으로, 또 만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고, 아무리 좋은 일, 훌륭한 일이라도 해도 우선순위가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일의 우선순위와 중요도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외형적으로 큰일, 그럴 듯한 일에 집착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 근본을 망각하는 것이다.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치는 사람이 자기 가족은 보살피지 않는 경우다. 자기의 행실조차 바르지 못한 사람이 세상의 평화와 사회 정의를 외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외침은 공허하고 우스꽝스럽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일의 경중과 우선순위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굳이 세분화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일을 서둘러 하면 된다. 일과 삶에서 성공하는 비결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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