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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없이 지하철 타고…가뿐히 도는 ‘작은 지구촌’한바퀴[경기도 안산다문화마을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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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호] 승인 2019.04.22  15: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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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축제 퍼포먼스

안산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지난 1월까지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7개국 8만6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57개국 2만1000여명이 원곡동에 거주한다. 원곡동 일대는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그리고 10년 후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여권 없이 떠나는 대한민국 속 작은 세계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지하철 4호선 안산역과 닿아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중앙대로를 지나면 다문화음식거리가 보인다. 도로변에 있는 안내판이 아니어도 안산다문화마을특구임을 알 수 있다. 

식당과 상점은 물론, 은행 같은 편의 시설이 대부분 외국어 간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지어를 크게, 영어와 한국어는 작게 써넣는 식이다. 디자인과 색감까지 나라별 특색을 반영해 제작하다 보니 이곳이 한국인지, 베트남 혹은 러시아인지 헷갈릴 정도다. 오가는 이들의 대화 속 섞인 외국어도 이색적인 풍경에 한몫 톡톡히 한다.

먼저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으로 가자. 다양성의 힘을 알리기 위해 2012년 다문화홍보학습관으로 개관한 이곳은 50여개 나라에서 수집한 악기와 인형, 가면, 놀이기구 등 1400여 점을 전시하고, 이 전시물을 이용해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핑거피아노라 불리는 칼림바와 놋그릇처럼 생긴 본체의 테두리를 문질러 소리 내는 ‘싱잉볼’이 어른 아이 모두 신기해하는 악기라면, 130여 가지 인형 중에는 영화 ‘E.T’ 주인공의 모델로 알려진 가나 전통 인형 ‘아쿠아바’와 러시아의 둘리로 통하는 ‘체부라시카’가 인기다. 

하네츠키와 켄다마 같은 일본 전통 놀이 기구도 흥미롭다. 켄다마는 줄에 매단 공을 수직 운동시켜 손잡이 아래와 좌우의 홈으로 받는 놀이다. 깃털 달린 공을 나무 라켓으로 주고받는 하네츠키는 정월에 여자아이들이 기모노를 입고 즐기던 놀이로, 게임에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얼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벌칙이 재밌다.

영국 근위병 근무복, 우즈베키스탄 전통 혼례 의상 등 250여 벌을 갖춘 전통의상체험실도 놓치기 아까운 공간이다.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나이지리아, 콩고, 베트남, 태국 등 7개국 지도교사 8명이 돌아가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별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공휴일 휴관), 관람과 체험은 무료다. 단체 견학은 하루 3회(10:00, 11:00, 13:30) 진행되며, 체험관 홈페이지(https://mc.ansan.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 내 외국인 식당을 표시한 안내 책자도 꼭 챙기자.

안산다문화마을특구를 이야기하면서 먹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보니 먹거리도 풍성하다. 다문화음식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인도, 베트남, 태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 음식을 내는 식당 184곳이 영업 중이다. 그 중 62개 업소는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의 ‘현지조리사추천제’에 따라 현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한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같은 쌀국수도 태국 식당과 베트남 식당의 맛이 다르고, 중국 식당과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내는 양꼬치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원곡동에 57개국 2만여명 거주
현지어로 쓰인 상점간판 이색적

전통놀이·의상 체험도 재미 쏠쏠
고유 먹거리 즐비, 즐거운 입 호강

 

인테리어도 나라별로 달라 어느 나라 식당에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이 대부분 외국인이라 의사소통하기가 약간 어렵지만, 되레 외국에 온 느낌이 들어 흥미롭다. 물론 주문이나 계산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문화음식거리에는 먹기 편한 주전부리도 식당 메뉴만큼 많다. 중국 사람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긴다는 어른 팔뚝만 한 꽈배기(요우티아오)와 중국식 호떡, 러시아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고기빵(삼사)은 우리 입에도 잘 맞는다. 껍데기째 소금에 20일 이상 절인 오리알과 통째로 노릇하게 튀긴 미꾸라지는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에서는 이국적인 축제도 자주 벌어진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세계문화힐링콘서트>가 열리고, 지난 19일에는 캄보디아의 새해를 기념하는 캄보디아쫄츠남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2주년을 맞는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는 5월19일 안산문화광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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