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지난 16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는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지난 1969년 동원그룹의 전신인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온 지 딱 50년 만이었다. 

50주년 행사인만큼 일반 직원들은 새로운 50년을 맞이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이날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사진)이 깜짝 발표를 합니다. 김 회장은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며 경영 퇴진을 선언해 버렸습니다. 

갑작스러운 회장의 퇴진 선언에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몇몇 임원들만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날 50주년 행사가 뜻밖의 퇴진 기념식이 돼버리면서 직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재철 회장은 동원그룹을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김 회장과 바다와의 인연은 우연이 맺게 됐습니다. 김 회장은 서울대 농과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는 말을 듣고 부산 국립수산대학교 어로과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현재 부경대입니다.

그리고 1958년 그는 국내 최초 원양어선인 ‘지남호’가 남태평양 사모아로 출항한다는 공고를 보고 선장을 무작정 찾아갑니다. 과거 원양어선에서의 생활이야 열악하기 그지 없을텐데요. 그는 무급으로 일하며 어업을 배우다가 3년 만인 26세에 선장이 됩니다. 그는 참치잡이에 있어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선장으로 통했습니다. 

그 뒤로 김 회장은 일본에서 지불보증 없이 500톤급 연승어선 ‘제31동원호’와 ‘제33동원호’를 현물차관으로 도입했고 물고기를 잡아 갚는다는 조건으로 36세의 나이에 동원산업을 설립합니다. 국내 최대 수산업체로 성장하게 됩니다. 

국내 최초 통조림인 동원그룹의 대표 제품은 ‘동원 참치’입니다. 지난 1982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62억 캔이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동원그룹은 그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펼치며 연 매출 7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동원그룹의 황금기를 이룬 김재철 회장의 퇴진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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