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사장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각인된 회사입니다. 

특히 이석구 전 사장이 지난 2007년부터 12년 가까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신화적인 경영 금자탑을 만들어 왔는데요. 그래서 ‘스타벅스코리아=이석구 사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그의 경영적 능력을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수장이 깜짝 교체됐습니다. 이석구 전 사장이 물러나고 지난해 10월 전략운영담당 상무로 영입된 송호섭 대표가 새로 선임된 겁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5월이 창립 20주년을 맞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뜻깊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석구 전 사장이 물러나는 것에 대해 고개가 갸우뚱거리긴 합니다.

뭐 이유야 여러 가지로 추측되긴 합니다. 그 이유 중에는 미국 본사와 이석구 전 사장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니냐는 건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스타벅스코리아가 전 세계 스타벅스 법인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이렇게 되자 이석구 전 사장은 스타벅스 본사에 로열티 등을 놓고 마찰을 빚었습니다. 공교롭게 스타벅스 라이선스 계약이 올해말 종료된다고 합니다.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CEO를 교체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미국 본사가 합작해 지분 50%씩 나눈 형태입니다. 이러한 추측에 대해 신세계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죠. 갑작스러운 CEO교체가 아니라, 이미 1년전부터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송호섭 신임 사장이 등판했다는 겁니다. 

이석구 전 사장은 신세계그룹 출신이었습니다. 반면 송 사장은 40대의 젊은 외부 인사입니다. 창립 20주년을 기점으로 조금 더 혁신적인 리더십의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특히 송 사장은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여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주로 나이키, 로레알코리아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가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회사는 더블에이코리아, 언더아머코리아 등입니다. 지난해 10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영입된 이후 송 사장은 전국 1262개 스타벅스 매장의 운영과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의 주요 경력이나 스타벅스에 영입된 이후 활약상을 보더라도 자연스러운 경영승계를 준비했다고 보여집니다.

송 사장은 언더아머코리아 대표를 맡으면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관련 업계에서 이슈몰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7년 1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는데 면적이 600평에 달해 중국 상하이 매장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매장을 자랑했는데요. 백화점에서도 기존 15평 공간보다 더 큰 40~70평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송 사장의 이러한 광폭 행보의 목적은 한국 스포츠웨어 시장과 아웃도어 시장을 모두 잡겠다는 목표의 일환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언더아머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를 끌며 연매출 8000억원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영을 맡게 된 송 사장이 다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이 됩니다. 

이석구 전 사장은 12년간 재임하면서 혁신성을 중심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사이렌오더, 디지털 혁신, 드라이브 스루 등은 전 세계 스타벅스 법인 중에 한국이 가장 선도했고 성공시킨 모델입니다. 

이제 스타벅스 한국매장은 1200개를 돌파합니다.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요. 경영바톤을 이어 받은 송호섭 대표가 다시 한번 스타벅스를 도약대에 올려놓을지 궁금합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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