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사회에는 ‘아침형 인간’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연일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가 하면 일본인이 쓴 아침형인간이라는 책이 단 기간내에 수십만권이 팔려나갔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기업에서는 사장님이 ‘아침형 기업’이 되자면서 한 시간씩 출근을 빨리하자고 독려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획일화를 벗어나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과연 유리할까? 남에게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남보다 먼저 알고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선수효과에서는 분명히 유리하다. 그리고 오후 나른한 시간보다는 보다 능률이 올라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너무 일찍 일어나면 수면장애에 시달릴 수도 있고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는 아침에 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감성적 작업은 저녁시간이 유리할 수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특성을 무시한 채 아침형 인간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사실 여러 상황에 맞춰 플렉시블 타임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시간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한국영화 ‘실미도’가 관객 천만명을 끌어들였다해서 화제다. 뒤를 이어 ‘태극기 휘날리며’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요즘 우리 극장가는 이 두 영화가 점령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한국영화들은 악전고투하며 개봉관 잡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는 뚜렷한 그리고 제한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한 번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 남녀, 직업, 취향을 뛰어넘어 붐을 조성한다. 엄청난 쏠림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조류독감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하루아침에 닭고기 먹는 것을 기피하자 양계농가가 파산하고 국내 3위의 닭고기 가공회사가 부도에 몰려 화의신청을 하고 손님이 끊어진 치킨센터 주인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다양성은 정보화 사회의 기본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총리와 농림부장관이 나서고 탈랜트까지 나서서 닭고기 먹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번에는 닭고기가 없어서 못 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닭고기 소비는 조류파동 이전보다 늘어났지만 공급이 달려서 닭고기 가격까지 폭등하고 있다.
직장에서도 사오정, 오륙도 소리가 들리더니 실력이나 성과를 꼼꼼히 따지지 않고 나이든 사람은 무조건 내보내려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개혁의 바람이 불면서 일단 다선의원들은 정계를 떠나라는 거센 압력을 받고 있다.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과오가 있느냐 없느냐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 나이가 잣대가 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는 다양성의 사회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는 획일주의의 광풍이 불고 있다. 획일주의의 광풍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나아가서 창의성마저 말살시킨다.
한국사회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획일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속도만큼 깊이도 중요해
개혁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생각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생각의 깊이도 역시 중요하다. 선동과 선정주의, 투쟁과 편 가르기 전체적 획일주의를 열정과 팀웍으로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한국사회는 ‘생각의 속도’보다는 ‘생각의 깊이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윤은기
IBS컨설팅그룹 대표·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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