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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객관적 시각으로 몰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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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4호] 승인 2019.05.07  11: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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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채근담>에는 일을 할 때 새겨야 하는 중요한 경구가 실려 있다. 

“일을 계획하는 사람은 몸을 그 일 밖에 두어 마땅히 이해의 사정을 모두 살펴야 하고, 일을 실행하는 사람은 몸을 그 일 안에 두어 마땅히 이해의 생각을 잊어야 한다(議事者 身在事外 宜悉利害之情. 任事者 身居事中 當忘利害之慮).” 

앞의 문장은 일을 계획할 때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일과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계획할 때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그 일을 꼭 이루겠다는 의욕이 앞서기 때문이다. 

중요한 시합을 앞둔 선수들에게 감독이 ‘연습을 실전처럼 하고 실전은 연습처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꼭 이기겠다는 욕심이 앞서게 되면 몸이 긴장해서 굳게 되고 자신이 가진 실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심리학자들 역시 사람들이 어떤 일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리려면 그 일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을 두고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거리를 두고 냉정한 시각으로 판단하라는 말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이면서 미래 예측가로 유명한 피터 드러커는 자신이 그 일에 참여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서 관찰했기 때문에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관찰자이지 참가자가 아니며, 직접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층 더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나는 예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창문 밖을 내다보며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것을 전할 뿐이다.” 

그가 자신의 미래예측능력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했던 말이다. 

“일을 실행하는 사람은 몸을 그 일 안에 두라”는 것은 일을 실행한 다음에는 그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바로 몰입의 상태가 돼야 한다는 말인데, 몰입은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FLOW’ 이론으로 소개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음악과 무용, 등산과 스키 등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몰입의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 많은 고전들에서 몰입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위의 <채근담>을 비롯해서 <전습록>에는 “뜻을 세울 때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실려 있다. <논어>에도 공자가 자신의 삶을 통해 ‘몰입’을 말해주고 있다. 

초나라의 대부 섭공이 자로에게 스승인 공자에 대해 물었지만 자로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평소에 나서기 좋아하는 자로가 무슨 생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공자는 자로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는 어째서 그 사람에게 ‘스승의 사람됨은 무언가에 의욕이 생기면 먹는 것도 잊고, 도를 즐기느라 근심도 잊고,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알지 못한다’고 대답하지 않았느냐?”

유명한 발분망식(發憤忘食)의 고사인데, 공자가 말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몰입’이다. 학문과 도를 추구하는 데 먹는 것도, 세월이 가는 것도 잊고 몰입했고, 그랬기 때문에 자신이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로써 보면 객관적인 시각을 갖는 것과 몰입의 능력은 일을 이루는 두 가지 큰 원칙이다. 일을 계획할 때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냉철하게, 일에 임해서는 일과 하나가 되는 몰입이 필요하다.

 

- 조윤제 《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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