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고민

‘좋아요 likes’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사용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먼저 보여 줄지, 혹은 어떤 광고를 클릭할지를 유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좋아요 likes’는 SNS를 인기 경연대회로 바꿔버려 사용자들이 고품질 게시물이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미국 UCLA ‘Ahmanson-Lovelace 뇌 지도 센터’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좋아요 likes’는 SNS 사용자의 뇌에 ‘돈을 벌거나 초콜릿을 먹는 것’과 같은 보상 회로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아요 likes’는 강력한 보상으로 작용한다. 2016년 UCLA의 연구원들은 32명의 10대들에게 사진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12분 동안 화면에 사진을 보여 주었다. 연구원들은 ‘좋아요 likes’가 많이 붙은 사진을 보았을 때, 보상 회로를 포함한 뇌의 광범위한 부분이 활동하는 것을 감지했다. 

미국 리하이(Lehigh) 대학의 교수 제레미 리토(Jeremy Littau)는 “SNS 사용자들은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을 때 감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 같은 구조는 잠재적으로 일반 사용자들에게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결과와 함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likes’가 없는 SNS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TED 컨퍼런스에서 열린 무대에서 잭 도시 트위터 CEO는 “트위터를 다시 만든다면 애초에 ‘좋아요 likes’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의 새로운 프로토타입 앱인 ‘tttr’은 대화를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능들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 앱은 사용자가 원하는 경우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 수와 리트윗과 같은 매트릭스에 구애받지 않고 트윗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인스타그램의 개발팀도 ‘좋아요 likes’가 만드는 사회적 압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대변인은 미국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테스트는 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항상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은 게시물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사랑, 웃음, 슬픔, 분노’를 포함한 다른 감정들도 표현할 수 있다. 몇 년 전 SNS를 연구하는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컴퓨터 공학 교수 젠 골벡(Jen Golbeck)은 자신이 기르던 개가 죽었을 때, 페이스북에 몇 장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그는 자기가 올린 페이스북 내용에 친구들이 즉각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젠 골벡은 이 경험을 통해 SNS가 인간 심리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저는 특정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것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게시물에 ‘좋아요’가 많이 붙길 원하죠. 이런 심리 상태는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SNS 회사들은 사용자들만큼 ‘좋아요 likes’를 좋아한다. ‘좋아요 likes’는 SNS 사용자가 어떤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리는지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좋아요 likes’는 인스타그램이 어떤 광고를 보여 줄지를 결정하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인스타그램의 게시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게시물에 노출된 기업들과 인스타그램의 광고 수입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좋아요 likes’ 버튼의 가치에 대한 논의는 기업이 올릴 수 있는 수익성과, 사용자의 심리적 압박감 사이에서 지속될 듯하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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