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의 양대 축인 ‘반도체’ 수출과 ‘중국’ 시장이 계속 휘청거리면서 수출실적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48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은 전체 물량 증가(2.5%↑)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수출은 0.8% 늘어났다.

반도체 수출은 단가가 51.6% 하락한데다, 글로벌 IT기업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고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되면서 13.5% 하락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수출물량 증가(7.6%)에도 글로벌 수요 둔화 및 미국의 공급물량 확대로 5.7% 감소했다.

당국은 지난달부터 기존 13대 주력품목 외 신산업을 반영한 20대 주요 품목 수출 동향을 집계하고 있는데, 이들 20개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은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5.8%), 선박(53.6%), 일반기계(0.3%) 등 주력품목이 선전했고, 이차전지(13.4%), 바이오헬스(23.3%) 등 신산업 호조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4.5%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경기부양책, 중국의 세계 수출 확대 등으로 대중 수출 감소율은 둔화하는 추세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 대한 수출도 이들 주요국의 대(對) 중국 수출 감소와 맞물리면서 1.0% 감소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기계, 5G(5세대) 통신망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3.9% 증가하면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흥시장인 베트남·인도·독립국가연합(CIS)·중남미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수입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44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잇따른 수출 부진은 경쟁력 약화보다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9일 공개한 ‘최근의 수출 부진과 주요 업종의 경쟁력 추이’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2.6%였던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상승해 2010년 이후에는 3%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던 2015~ 2016년에도 세계시장 점유율은 3.2%와 3.1%로 3%대를 이어갔다.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8년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1%로 집계됐다.

한국 수출이 전체 무역액의 등락에도 3%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고서는 “최근의 한국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에 의한 것일 뿐 한국산업의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하지는 않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수출에서 한국의 위상이 2007년 11위에서 2010년 7위로 올라간 이후 2017년 한 단계 더 오른 6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산업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2012~ 2017년 한국 주력산업 13개 중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산업은 조선, 반도체, 화학제품, 컴퓨터, 기계류 등 5개에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는 지난 2년간 한국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대표수출산업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띄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산업과 한국의 주력산업이 상당 부분 겹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의 70% 자급화를 목표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해양플랜트, 첨단 기술선박 등도 제조업 강국 달성을 위해 중국이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 약화와 심각한 수출 부진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의 산업발전을 고려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지, 아니면 한국과 중국 간 새로운 산업협력방안을 모색할지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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