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IPO 역풍 맞은 우버 

미국 현지 시각 5월 9일,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Uber)’가 기업공개(IPO)를 했다. 우버의 IPO 공모가는 주당 47달러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우버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860억 달러에 달했다. 2012년 페이스북이 상장할 때 시총인 812억 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우버는 지난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다. 운전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공유 경제 시스템을 IT 기술과 접목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창업 10년 만에 미국 내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의 63%를 점유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버는 세계 70여개국에서 택시호출 서비스 외에도 카풀·자전거 대여·음식 배달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우버 상장을 둘러싼 기대감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우버는 기업공개 후 도덕적 비난을 받고 있다. 기업 상장으로 주식을 가진 소수의 억만장자만 돈을 벌 뿐, 우버 기사들 대부분은 저임금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칼럼을 통해 우버의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반문했다. 

이 칼럼은 우버 기사들이 ‘유류대 등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여전히 시급 10달러(1만1640원) 수준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적시했다. 또 우버가 오랫동안 일해온 기사에게 최고 4000만원 수준의 기업공개 보상금을 약속했지만, 대부분의 기사가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버의 여러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우버는 사업 시작 10년 째 영업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버가 제출한 IPO 신청서에 따르면 2009년 서비스 시작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 9000만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여전히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다. 

우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113억 달러(약 13조1200억원)를 기록했으나, 영업 손실 규모는 25% 줄어든 30억4000만달러(약 3조4500억원)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9억9700만달러(1조1300억원)로 동남아사업 매각 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일시적이다. 

기업공개가 이용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우버가 벤처캐피털의 지원으로 택시요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경쟁을 벌일 수 있었지만, 이익 창출이 최우선인 주주 때문에 상장 이후에는 결국 서비스 가격을 올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버는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우버 서비스가 자리 잡은 국가에서는 택시·렌터카 같은 관련 업계 종사자는 물론, 우버 기사들까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우버 기사들이 로스앤젤레스·샌디에이고·시카고 등 8개 대도시에서 시한부 파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버 기사들은 “1000억 달러 가치의 기업공개를 진행하며 투자자와 중역들의 배를 불리는 동안 우버는 운전자들의 임금을 최저시급 이하로 쥐어짰다”면서 “우버는 휴가·헬스케어·퇴직연금 등 운전자들의 기본적 요구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 숫자로 보는 우버

-200억 달러 : 우버가 지금까지 모금한 총 자금.

-113억 달러 : 2018년 우버의 매출액(2017년 79억 달러. 경쟁사 ‘리프트(Lyft)’의 2018년 매출은 21억 6000만달러).

-9900만 : 2017년 12월 현재 매달 활동하는 승객 수가 6천 8백만명에서 9900만명으로 증가함

-2억2200만주 : 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는 우버 주식 수로, 전체 주식의 16.3%에 이른다. 벤치마크 캐피털은 1억5000만주(11%)로 2위, 트라비스 칼라닉은 8.6%인 1억750만주로 3위를 차지했다.

-10만+ : ‘#Delete Uber 캠페인’ 며칠 이내에 우버 앱 사용을 중단한 소비자 수.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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