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문 의장과 황교안 대표 예방…"미세먼지 해결, 분열요소 안돼"

[중소기업뉴스=이준상 기자]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반기문 위원장은 17일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반 위원장은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해 황 대표를 먼저 만난 자리에서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문제 등은 정파적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며 "미세먼지에 이념이 개입된 것도 아니며, 어떻게 하면 과학과 기술을 동원해 저감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본다"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지 않도록 황 대표께서 정치적인 지도력을 발휘해달라"며 "이달 중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해 다음 달 초 KBS를 통해 대국민 토론회를 연 뒤 9월 중 대통령께 정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 중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탈원전이라고 본다"며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높이니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탈원전정책이 미세먼지에도 치명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니, 정부가 입장을 바꿔서 원전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외 요인으로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적으면 40% 많게는 75%까지 차지한다고 알고 있다"며 "어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올해 들어 중국과의 미세먼지 협력 대응이 약해진 것 같다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에서는 중국과 미세먼지 대응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며 "추 대사도 양국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이어 국회의장실 접견실로 문 의장을 예방했다.

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산업계나 이해단체 간에 이해득실, 싸움이 없어야 한다"며 "어떤 문제가 나와도 우리나라는 분열요소가 많고, 정치 문제를 차치해도 경제, 사회, 교육 등 다 분열요소가 많은데 이 문제(미세먼지)는 분열요소가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500명의 국민 정책 참여단을 6월 6일에 발족하려고 한다"며 "국민 대토론회, 전문가 협의 등을 통해 단기처방 방안을 우선 내놓고, 타운홀 미팅도 해서 중장기 방안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이 문제만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여야 없이 확실하다"며 "재난에 준하는 것이라 국민적인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담대한 그리고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결정적인 것을 맨 처음에 '꽝'하고 했으면 한다"며 "중국도 (미세문제 해결을 위해) 담대하게 찍어서 했다고 노하우를 전수하더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반 위원장이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것을 소재로도 얘기를 주고받았다.

문 의장은 "두 번째 (유엔 사무총장) 취임식 때 제가 한국 대표로 갔다"고 하자, 반 위원장은 "의장님이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계시고 노무현 대통령도 있을 때 이뤄진 것 아니냐"고 화답했다.

앞서 반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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