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아마존의 무한베팅

아마존이 ‘로켓배송’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프라임회원에게 제공하는 2일 무료 배송 프로그램을 1일 무료 배송 프로그램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올해 2분기에 창고와 배송 인프라 개선을 위해 8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아마존은 1억명이 넘는 유료 프라임 회원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 가계 전체의 50%가 넘는 회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에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빠른 배송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프라임 회원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아마존은 1일 무료 배송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US포스탈서비스(USPS)와 UPS 뿐만 아니라 아마존 제3자 배송 네트워크 등 기존 파트너들을 포함해 모든 방편을 강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현관까지 배달원이 직접 물건을 옮겨주는 대신 차고에 물건을 놓고 가는 로봇 배송 등 다양한 배달 옵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CFO는 “개선된 서비스는 북미 시장에 먼저 적용할 예정이지만 프라임 회원제를 실시하는 모든 국가에 적용하도록 세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만약 아마존이 1일 무료배송을 시작한다면 이로 인한 영향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전미소매협회(NRF)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40%는 이틀 배송에 익숙해져 있다. 또한, 29%의 응답자는 이틀 배송이 무료가 아닐 경우 구매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더 많은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주문한 이후 하루 만에 물건을 받아보는 것에 익숙해지게 된다면, 아마존은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설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투자 소식에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아마존이 우수 회원을 대상으로 하루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월마트와 타깃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아마존이 8억 달러 투자를 발표하자 미국 창고형 소매점 타깃의 주가는 6% 가량 하락하고 있고 월마트의 주가는 2.1% 내렸다. 

아마존은 올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59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부문은 매출신장률이 14%에 그쳤다.

아마존은 이 같은 성장둔화 양상을 보이는 전자상거래를 회복시키기 위해 올 들어 일련의 조치들을 내놓았다. 아마존이 최근 들어 전자상거래를 다시 성장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 택배시스템, 벨보이 로봇, 스마트 스피커, 프라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펼치고 있다. 지난 1일 무료 배송을 위한 8억 달러 투자 계획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아마존의 선제적인 위기 대응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전 세계 소매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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