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부영·CJ·카카오 등  15개 중견그룹 CEO와 간담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기업집단간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계와 만나 “경쟁 입찰 확대 등을 통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개 중견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일감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이라며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해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며 “그 결과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뿐만 아니라 존립할 수 있는 근간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쟁의 부재는 대기업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기업의 핵심역량이 훼손되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계열사의 일감이 주주 일가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비주력·비상장 회사로 집중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설명해야 한다”며 “경쟁 입찰 확대 등을 통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하도급 분야에서도 중소 협력업체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공정한 거래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며 혁신성장의 싹을 자르는 기술탈취 행위의 근절을 위해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함한 입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는 모든 경제주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보장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기업 지배구조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의 엄정한 집행 △기업의 자발적 변화 유도 △최소한의 영역에서 입법적 조치 등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재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진, CJ, 부영 등 재계순위 10위권 밖(11~34위) 중견그룹 전문경영인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사례 등이 논의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세 차례 기업인들과 만남을 통해 정부와 재계가 개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자발적인 순환출자 해소 같은 바람직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견그룹 전문경영인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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