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인텔의 미래 전략

지난달 8일 인텔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밥 스완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과 펀드 매니저들을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초청했다. 이날 산타클라라 인텔 본부에서 열린 투자자 회의에서 밥 스완은 인텔의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밥 스완은 인텔이 반도체 분야의 지배적 위치를 빼앗아 가기 시작한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확신시켰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인텔 주가가 6% 상승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S&P500지수의 15%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게다가 인텔의 경쟁사 중 한 곳인 AMD는 같은 기간 주가가 47% 올랐다. 월스트리트는 인텔의 주가를 두고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스마트폰 혁명에 동승하지 못한 뒤 차세대 칩 제조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지난 몇 년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밥 스완은 인텔이 스마트폰용 5G 모델 시장의 경쟁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재차 강조했다. 인텔은 2011년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의 모뎀사업 부문을 14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모뎀칩에서 퀄컴에 뒤처지며 설 자리를 잃어왔다. 현재 인텔은 애플이나 다른 업체에 포기를 선언한 5G 모뎀칩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찾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이미 다수가 인텔 모뎀칩 사업 부문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인텔이 현재 초기 단계인 매각 절차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맡겼다고 보도했다.

밥 스완의 발언 이후 인텔의 주가는 실제로 약간 올랐다. 모건 스탠리의 한 분석가는 “인텔이 PC와 서버용 칩을 만드는 핵심 사업에 좀 더 주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텔은 아직은 기존에 확보한 5G 기술로 무엇을 할지, 또 PC와 같은 다른 디바이스용으로 5G 칩을 계속 개발할지는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밥 스완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5G 모뎀칩 개발을 포기한 것이지만 그 외 기기나 네트워크 장비용 5G 칩 시장은 여전히 인텔에 큰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밥 스완은 인텔이 원하는 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는 메모리 칩 투자를 계속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밥 스완은 투자자들에게 “3D낸드 플래시로 알려진 메모리 반도체는 2018년 수익을 달성한 후 2019년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밥 스완은 인텔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7나노 세대 생산을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물론 스완은 공정의 주도권이 아니라 “제품의 주도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메모리는 PC, 스마트폰 등에서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반도체 등이 있으며, 전체 반도체 시장의 3분의 2 규모다. 인텔·퀄컴 등 미국 기업이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밥 스완은 CPU를 기반으로 한 ‘인텔 인사이드’ 대신에 인텔의 시장 기회가 지금 더 커졌고, CPU와 GPU, FPGA, 심지어 5G 칩까지 포함하는 XPU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AMD는 이미 7나노 제품을 발표했으며, 차세대 GPU 나비는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의 7나노 공정 사용은 처음으로 더 짧은 광파장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기술인 EUV(Extreme Ultraviolet) 기술과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다. EUV 기술은 이후의 7나노 세대인 7나노+, 7나노++ 제품군에도 사용된다. 이날 밥 스완은 투자자들에게 “인텔은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하며 설명회를 마쳤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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