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환상궁합으로 ‘비대면 주식계좌’성공스토리 완성

주담대 진출시 금융권 ‘지각변동’예고

지금 인터넷은행 업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곳은 카카오뱅크다. 최근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가 모두 탈락하면서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탄생이 올스톱이 됐다. 상대적으로 올해 1분기 극적인 흑자를 기록한 카카오뱅크는 관련 업계에서 독주체제 모양으로 성장하고 있는 양상이다.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와 같은 강소기업체도 정부의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하는 것을 보더라도 앞으로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기가 어려운 시장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일단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혁신성 만으로 인터넷은행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이것이 이 시장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무슨 뜻이냐면, 원래 전통적인 은행 업태를 뛰어넘어 모바일로 혁신적인 운영을 하자는 것이 인터넷은행의 출범 목표였는데, 최종구 위원장이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의 탈락을 결정하면서 “은행은 혁신과 안정을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못을 박아 버렸다. 

이말은 은행은 기본적으로 자금조달 능력 등 안정성이 중요시 되는데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해도 문을 열어주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토스뱅크의 대주주인 토스는 최근 IT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모바일 송금거래 시스템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은 스타기업이다.

어찌됐든 올해 3분기 추가 예비인가 심사 지원 기업을 받아서 4분기에 심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데 혁신기업들이 인터넷은행에 도전을 더할지는 미지수가 됐다. 이번 심사 결과는 정부의 의지와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장면이 아닌가 싶다.

 

기업공개 앞서 흑자전환 성공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올해 1분기 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는데 실적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카카오뱅크의 출범 당시 금융전문가들이 영국이나 미국 등 해외 인터넷은행을 예로 들며 흑자전환에 최소 5년을 예상했던 것을 보더라도 거의 2년여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은 놀라운 성과다. 직전 2년간 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매 분기 적자폭을 줄여왔고 2017년 3분기만 해도 481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3분기 적자액은 39억원에 그쳤다. 

카카오뱅크의 잠재력은 무척 높아졌다. 그 요인에는 최대 리스크로 불리던 검찰 조사에 따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배임혐의도 무혐의 처리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무리 없이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에 그렇다. 김 의장이 카카오의 새 성장동력인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을지 여부가 이르면 7월 말에 결정될 수도 있다.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려는 회사는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내년 하반기에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통과하는 대로 증자를 해서 자본을 더욱 확충하고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기존 카카오가 가진 80여곳의 계열사와 연계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정도부터 카카오뱅크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해질것이다. 좀처럼 대외적인 메시지를 던지지 않던 김 의장도 지난 4월 카카오뱅크를 두고 “회사의 중대한 성장동력이다”고 강조한 적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어찌됐든 현재 카카오뱅크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대주주로 안착시킬 미래가 있다면 현재는 윤호영,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두 공동대표는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9년부터 기업공개 준비를 시작해 2020년을 목표로 추진하겠습니다.”

이말을 하자마자 그해 4월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 의미 있는 분기 실적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딛고 일어설 현실적인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경영자들이다. 카카오뱅크가 왜 전통적인 은행권의 과점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의 태생적인 한계를 딛고 일어서냐는 것이 관심이 될만하다. 단순하게 주변을 보더라도 모바일뱅킹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금융 소비환경의 영향력이 크다고 하겠다.

모바일의 애플리케이션을 분석하는 와이즈앱이 지난 4월 발표를 했는데, 카카오뱅크 앱의 사용자, 설치자, 실행횟수 등이 다른 일반 시장 은행의 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918만명이 다운로드를 했고 실사용자도 580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출범 2주 만에 고객 200만명, 수신 1조원, 여신 7700억원을 기록한 것은 아직도 다른 시중은행에서 혀를 내두르는 진기록 중에 하나다.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고객수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스톡옵션으로 직원사기 증진

그래도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처럼 은행이라면 안정성이 중요한데, 과연 카카오뱅크의 자산 성장세는 어떠할까? 카카오뱅크의 자산은 1분기 기준으로 1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4.7%나 늘었다고 한다.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저금리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과 신규로 진출할 대출시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만일 올해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진출을 한다면 이건 정말 은행산업의 구도를 하루 아침에 재편하는 뜨거운 감자가 될 걸로 예상도 된다. 어찌됐든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 추진이 본격화하면 카카오 출신인 윤 대표보다 이 대표가 관련 업무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출신으로 금융회사의 운용에 정통해 기업공개 관련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대표는 내년 기업공개를 두고 카카오뱅크 내부의 지지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뱅크 직원들도 기업공개가 진행되면 함께 도입될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뱅크 직원은 1인당 2만 주가 넘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금융가에서 나돈다.

그런 은행업계에서는 매우 드물게 카카오뱅크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이는 출범 전부터 스토리를 봐야 하는데, 카카오뱅크 태스크포스팀이 가동될 때만 해도 당시 법은 IT 회사가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력 있는 금융사를 파트너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공모 시 카카오의 든든한 우군이자 파트너로 손잡은 곳이 한국투자금융지주였던 것이다. 

그래서 두 회사는 카뱅 출범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레 호흡을 맞췄다. 이때 양측 수장으로 각 회사가 지목한 이들이 현 공동대표다. 이용우 대표는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전략·투자 분야 베테랑이고 윤호영 대표는 대한화재 출신으로 이후 금융권 신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다. 이처럼 두 사람은 각자 갖지 못한 부분을 서로 보조를 맞추며 빠른 시일에 카카오뱅크의 조직을 갖추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두 사람의 대표작은 업계에서 보기 힘든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였다. 카카오뱅크의 계좌가 있는 고객은 모바일에서 대략 1~2분 이내에 주식계좌 개설 신청이 가능하다. 원래 주식계좌는 사용자에 따라 개설자체가 좀 복잡하다. 그걸 한국투자증권과의 연계성으로 효울성과 편리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또 하나는 앞서 언급한 직원 스톡옵션이다. 이것은 신생 사업을 하는 기업에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정말 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카카오뱅크의 스톡옵션을 받는 사람은 은행 설립에 기여하고 경영과 기술 혁신 등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 임직원 144명이다. 아마도 이들은 카카오뱅크의 지난 2년 동안 회사의 성장세를 위해 밤낮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는 경영자의 마인드로 일하지 않았나 싶다.

이용우, 윤호영 대표는 이처럼 종전 금융권의 견제를 이겨내고 새로운 서비스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에는 숙명적인 과제가 있다. 초기에 남다른 서비스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후 대출상품 등에서 편의성 이외에 큰 차이점을 고객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의 편의성을 발휘하자 기존 은행들이 모방 서비스를 개발하며 쫓아왔다. 결국 카카오뱅크는 매순간 다른 혁신성과 편리성 그리고 안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두 공동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은 상황이다.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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