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무역 증가율 전년 5%→0.4%로 둔화, 4-6월엔 감소 가능성

[중소기업뉴스=이준상 기자] 세계 제조업의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3일 발표한 5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전달 대비 0.6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유럽채무위기가 계속되던 2012년 10월 이래 6년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중 마찰에 따른 무역과 공급망에 대한 우려로 생산과 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가 4일 지적했다.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의 징후로 해석한다. 항목별로는 신규 수주가 전달 대비 0.6 포인트 하락한 49.5로 조사됐다. 생산도 0.5 포인트 낮아진 50.1, 고용은 49.9로 2016년 8월 이래 2년9개월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50.5로 전달 보다 2.1 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하락폭은 6년만에 가장 큰 것이다. 수준도 10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주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으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둔화했다"고 말했다.

유럽도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지면서 5월 PMI가 49.4로 3.7 포인트 낮아졌다. 유로권은 독일이 배기가스를 규제한 영향 등으로 47.7에 그쳐 경기판단 기준치인 50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과 이시아도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48.4, 일본은 49.8로 모두 50을 밑돌았다.

제조업은 세계 경기순환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소비에 비해 변동이 큰데다 서비스와 달리 무역을 통해 세계의 경제활동과 연동되기 쉽기 때문이다. 2016-2017년에는 제조업 경기가 좋아지면서 무역량이 크게 늘어 '세계동시호황'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8년 들어 유럽과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에 따르면 2017년 5% 가까이 증가했던 세계 무역량은 올해 1-3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쳐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됐다. 2·4 분기에는 감소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3%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경제는 고용과 임금 상승이 뒷받침하고 있어 내수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나 마하장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소비자 심리가 계속 개선되고 있어 미중마찰의 역풍에 대한 내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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