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뉴스=이준상 기자] 한국거래소가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에 대해 국내증시에서 초단타 매매를 통해 시장교란 행위를 한 혐의로 제재를 추진 중이다.

거래소는 이달 중 시장감시위원회를 열어 메릴린치 제재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앞서 거래소는 규율위원회를 열어 메릴린치에 제재금 또는 주의·경고 등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시장감시위원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메릴린치는 미국 시타델증권의 초단타 매매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이번 초단타 매매가 거래소 시장감시 규정 제4조(공정거래질서 저해행위 금지)의 '특정 종목의 시장수급 상황에 비춰 과도하게 거래해 시세 등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오해를 유발하게 할 우려가 있는 호가를 제출하거나 거래를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거래소는 시타델증권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시장교란 혐의로 금융위원회에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재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시장감시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거래소의 심리와는 별도로 시타델의 거래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소의 심리 결과를 받아봐야 한다"면서도 "매매패턴 분석 등을 통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초단타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져 개인투자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메릴린치의 시장교란 행위를 처벌해달라"는 청원을 올린 바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작년 4월 올린 청원에서 "메릴린치가 현재 매도 호가창에 매도물량을 무더기로 쌓아둬 개인투자자를 위협한 뒤 그 아래 호가에서 다시 매수를 반복하고 이후 약간의 주가 상승시 무더기 매도를 반복하는 식으로 호가창 교란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타델증권 측은 이날 홍보대행사를 통해 "우리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사로서 세계 각국 규제당국과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며 "우리 회사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서 한국 규제당국과도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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