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선호 심리 위축에 외국인 주식자금은 26억달러 순유출

[중소기업뉴스=이준상 기자] 지난달 외국인 채권자금이 2008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로 순유입했다. 원화 약세에 투자 유인이 늘어난 데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 채권자금은 60억4000만달러 순유입했다.

이는 2008년 4월 61억5000만달러가 들어온 이후 1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당시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세율이 낮아지고 재정거래유인이 늘며 자금이 큰 폭으로 들어왔다가 금융위기 여파로 빠져나갔다.

외국인 채권자금 순유입 규모는 지난 3월 13억1000만달러, 4월 4억8000만달러였다가 5월 폭증했다. 지난해 외국인 채권자금 순유입액(139억1000만달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자금이 들어온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들이 원화 채권을 저가 매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4월 말 1168.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5월 말 1190.9원으로 22.7원 상승했다.

또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 투자자가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자금은 25억8000만달러 순유출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자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영향이다.

채권과 주식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34억6천만달러 순유입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도 커졌다.

5월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3.5원으로 4월(3.3원)보다 확대됐고 변동률도 0.28%에서 0.30%로 상승했다.

매일 종가가 월평균 환율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원/달러 환율 표준편차는 9.4원으로 한 달 전 10.0원보다 줄었다.

다만 6월 들어 환율 상승 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무역분쟁이 고조되면서 지난달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월평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5bp(1bp=0.01%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3bp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올라갔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 경우 채권을 발행할 때의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지난달 국내 은행 간 시장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66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3억달러 늘었다. 원/달러 현물환거래와 외환 스와프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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