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힙스터 반독점’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 CEO

브래드 스미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사 CEO다. 그는 최근 미국 포춘지가 매년 여는 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브래드 스미스는 “미국 규제 당국이 소비자 가격을 넘어서 반경쟁적 행동을 시도하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행동을 주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0년대 미국과 유럽 정부는 대대적인 독점 규제 정책을 펼친바 있다. 당시 브래드 스미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었다. 브래드 스미스는 이 당시 경험으로 인해 미국 정부의 독점금지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브래드 스미스는 미국 정부가 ‘힙스터 반독점’의 요소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는 포춘지 편집장 아담 라신스키의 평가에 동의했다.

힙스터 반독점은 전통적인 소비자 복지 기준을 넘어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슈를 포함하는 이론이다. 기업 독점에 의한 비싼 소비자 가격보다, 기업들이 경쟁업체에 끼칠 수 있는 악영향에 더 초점을 맞춘다. 전통적인 독점금지법은 높은 소비자 가격의 폐해에 집중했다. 보통 거대 기술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전혀 요금을 청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구글의 초기 투자자였던 로저 맥너미는 “이제 ‘독점’이라는 용어 대신 ‘반경쟁’이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거대 기업들 역시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끊임없이 로비를 벌일 것이고 대중들은 이들의 제품을 애용하며, 끊이지 않는 정쟁을 벌이는 환경 역시 이들에게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규제 역시 필연적으로 도입될 분위기다. 실시 여부가 아니라 시기만 남은 문제이다.

브래드 스미스는 “오늘날 규제 당국은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와 같은 이전의 합병을 막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후회를 느끼고 있다”며 그는 “규제 당국이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에도 주의를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래드 스미스는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개인 정보를 화폐의 형태로 보기 때문에 독점금지법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래드 스미스의 독점금지법 발언은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회사들이 사회 문제에 직면할 책임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이러한 문제들 중 하나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최고의 웨스트 코스트 기술 허브를 괴롭히는 주택 위기이다.

브래드 스미스에 따르면 주택 위기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워싱턴 주 시애틀 교외인 레드몬드에 있다. 시애틀에 거대 기술 기업들이 속속 자리잡으면서 주변의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급등했다. 시애틀과 주변 지역엔 노숙자들로 가득 찬 텐트가 급증했고, 중산층들조차 집을 사기가 힘들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시애틀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억달러 중 2억2500만 달러는 주택 구입자들을 위해 시장 금리 이하의 저리로 대출해줄 계획이다.  

브래드 스미스는 “건강한 기업은 건강한 공동체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며 기술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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