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찾은 中企 대표단] “제재 아닌 재개가 비핵화 선도” 역설

▲ 지난 12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오른쪽)은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타임스의 탐 맥데빗 회장을 만나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미국 내 여론환기와 도움을 요청했다.(왼쪽)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 연방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개성공단 설명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미 의회 관계자들 앞에서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역할, 그리고 재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4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하원 레이번 빌딩에서는 개성공단 재가동 이슈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미국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브래드 셔먼(Brad Sherman) 위원장이 주최한 개성공단 설명회에서 주디 추(Judy Chu), 앤디 킴(Andy Kim)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소속 의원 보좌관 등 10여명이 참석해 개성공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대표단과 서로의 의견을 가감 없이 주고받았다.

한국 측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등 8명이 참석해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역할, 재개 필요성을 미 의회에 자세하게 설명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진향 이사장은 개성공단의 설립목적인 평화적 가치와 기능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비핵화의 목적이 평화이듯이 개성공단의 목적도 평화”라면서 “개성공단 재개가 비핵화를 앞당기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기섭 회장은 개성공단에서의 기업 운영 경험에 대해 발표하며 “개성공단 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개를 염원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은 북측 주민이 시장경제에 대한 바른 이해를 키우던 곳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북 제재보다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경제 협력을 확대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 설명회에 앞서 배포한 서면자료에서도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이 결합된 남북 경제협력 모델이자 군사적 평화공존지대”라고 역설했다. 

그는 “개성공단 재가동은 미국 기업의 북한자원 활용과 투자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미국의 개성공단 진출은 각국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북한의 비핵화와 국제사회 진입을 견인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개성공단에 해외기업 입주 환영”

브래드 셔먼 위원장은 “대북제재 면제에 대한 기본 전제는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진전이 있어야 하며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제재 해제에 대한 일환으로 개성공단 재개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본인은 좀 더 완화된 비핵화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부도 개성공단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고자 한다면 좀 더 전향적으로 비핵화를 해야 할 것이라는 게 브래드 셔먼 위원장의 입장이다. 그는 “꼭 제재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앤디 킴 하원의원은 “대북제재가 해제돼 개성공단이 재개되길 기대하며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로 개선된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지금이 첫 번째 대화일 뿐 후속으로 기회가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이런(개성공단) 형태의 경제 협력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주디 추 하원의원은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한반도의 상황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문 회장은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강경했던 미국 의견을 누그러뜨리려고 개성공단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려 했는데, 우리가 바랐던 것까지 되지 않았지만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셔먼 위원장이 ‘완화된 비핵화’라는 다소 유연한 조건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또 참석 의원들은 개성공단 장기 폐쇄로 북한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이 정치적 문제에 의해서 열고 닫는 부분이 없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개성공단에 미국, 일본, 유럽(EU)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타임스 회장과 면담

이어 현지시각 12일 오전 한국 대표단은 80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지닌 美 워싱턴타임스(The Washington Times)의 탐 맥데빗 회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회장은 탐 맥데빗 회장에게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 박스 역할을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다시 한번 “북한 근로자의 임금이 북한 정부로 흘러들어 갔다는 우려와 관련해 증거가 발견된 것은 없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는 전날 미 의회에서 언급한 ‘임금 직불제’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로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 대목이다.

탐 맥데빗 회장은 “미국 내에서도 북한 인도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워싱턴 타임스도 긍정적인 기사와 함께 포럼 등 각종 이벤트를 준비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간접적으로 도와 주겠다”고 답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로 미국 상하원 535명은 물론 미국 정부기관에 모두 배송되는 매체로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탐 맥데빗 회장은 “중기중앙회가 미국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에 도울 부분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중기중앙회는 뉴욕 블룸버그를 방문해 이한창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를 중기중앙회 해외민간대사로 위촉했다. 블룸버그는 금융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미디어 그룹으로 전 세계 금융가에서 신뢰받는 뉴스매체로 손꼽는 곳이다.

 

조태열 주 UN한국대사와 간담

13일에는 조태열 주 UN한국대사를 만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문 회장을 비롯해 개성공단 입주기업인인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중기중앙회 부회장), 이희건 나인 대표(중기중앙회 남북경협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회장은 조태열 유엔대사와 개성공단 재가동 관련, 미 의회 설명회 및 국내 특파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고, 미국 정부 뿐만 아니라 유엔과의 대응도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한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해서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김기문 회장은 “개성공단은 입주기업 123개중 118개가 중소기업이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의 상징”이라며 “UN차원의 개성공단 제재면제 필요성과 함께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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