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더 높이 도약하라]로보러스 

▲ 김대훈 로보러스 대표가 휴어로이드 로봇의 성능을 설명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발로 걷고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한 지 벌써 20여년이 됐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근래엔 인간에 가까운 로봇보다는, 인간의 삶에 어떤 편리함과 변화를 가져올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 응대를 일정 부분 대신하는 컨시어지(접객) 로봇은 비용과 서비스 면에서 사람보다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노키아 미국 지사장을 역임하는 등 통신 분야의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김대훈 대표는 옛 동료들과 손잡고 고급형 로봇 ‘포카’와 키오스크를 닮은 보급형 ‘SOS’를 내놓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은 테스트마켓으로 유용할 만큼 소비자들이 변화에 빠른 편이어서 로보러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창업 첫 해, 프로토 타입을 개발하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고객을 응대하는 점원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고객에게 친근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야말로 로보러스의 지향점이다. 

창업 첫 해에 시드 투자를 받고 국책과제 3개를 연이어 수행하며 컨시어지 로봇 1호 ‘포카’를 개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포카’는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에서 딴 이름으로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지어졌다. 

고객의 주문패턴과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을 갖춰 두 번 이상 방문한 고객의 얼굴을 인식하는 맞춤형 로봇 ‘포카’를 국내외 전시에 내놓았지만, 클라이언트의 반응은 냉담했다. 탁상에 놓인, 상하좌우로 목이 돌아가는 이 로봇은 너무 시대를 거스른 모델이 돼버렸다. 이에 김 대표와 창업자들은 빠른 태세 전환으로 ‘플랜 B’를 내놓기로 했다. 

 

‘SOS’로 해외 진출의 관문을 넘기까지

호응을 얻지 못한 포카를 뒤로 한 채, 연구진은 보급형 모델을 내놓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소비자에게 가장 익숙한 키오스크 모양을 본뜬 ‘SOS(Smart Ordering System)’가 출시되기까지, 동료들의 이탈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지만, 투자 유치로 조금씩이나마 급여도 지급할 수 있게 된 것이 2017년 3월 경이다. 

김 대표는 조언을 요청하는 스타트업 후발주자들에게 “사업을 시작했으면 어떻게든 3년은 버텨야 한다”고 말한다. 

로보러스가 개발한 스마트주문시스템(SOS)은 단순히 로봇 개념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AI 기반 감성·행동인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탑재해 프랜차이즈 운영비를 절감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여준다. 방문 고객의 음성, 얼굴, 모션 등을 인식해 주문사항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물론, 빠른 주문 속도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SOS는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청소와 모니터링 등 점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매출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실제 연구소에서 시스템을 사용해보니 한 번 주문한 정보를 기억해뒀다가 ‘패티 추가’ 등의 요구사항이 즐겨찾기에 저장돼 자동으로 불러오는 것이 가능했다. 고객이 정보 제공에 동의한다면 이를 고도화한 호텔, 공항, 백화점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으로의 연계도 가능하다.     

 

김대훈 대표 ‘접객 로봇’ 성공 자신감…올 국내 매출 75억 목표

▶통신 분야에서 로봇 산업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사양에 접어든 핀란드 노키아를 보며 모바일 산업에서 획기적인 기술 발전에 회의를 느끼고, 차세대 산업은 로봇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로봇 회사에서 일한 적도 있고요. 옛 동료들과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접객 로봇’이라는 아이템을 잡고, 초기 자본금을 마련했습니다.  2년 동안 회사를 성장시키지 못하면 관두자는 합의가 있었고,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밤에 따로 부업을 하더라도 버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젊은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든 노하우가 있다면? 

“요즘 직원들하고 세대가 달라서 ‘역지사지’와 눈높이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급한 마감에서 때맞춰 퇴근하던 직원이 주말에 나오고 막차를 타고 들어가는 모습에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결국 재미를 느끼고 보람을 찾으면 본인이 알아서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을 좀 많이 벌이기로 했습니다. 비전을 공유해서 설득을 하고, 당연히 보상도 하고요. 스스로 선택해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데 제가 억지로 끌어당기면 안 되더라고요. 더 나은 일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목표 매출이 75억 원인데 이를 이루기 위한 전략은? 

“초기 단계가 아니라 중간 단계 투자유치를 활발히 하고 있어서 목표를 75억 원으로 잡았습니다. 현재 아메리칸 델리(미국), 세븐일레븐(한국)과 이미 계약했으며, 올해  Chronic Tacos, Metro에 추가적으로 설치합니다. 파일럿이 아니라 처음 시장에 출시하려니 혹여 클레임이 발생할까 많이 신중하게 됩니다. 선임 연구원급은 경험이 많지만 저희 회사에서 직접 양산하는 건 다른 차원이니까요. 일단 국내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미국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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