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전자산업이 최근 5년간 반도체 분야를 제외하고는 생산과 수출에서 모두 역성장을 거듭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메이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한 데 따른 영향이 크지만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최근 발간한 ‘한·중·일 전자산업 주요 품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8개 주요 전자 품목 가운데 6개의 지난해 생산액이 5년 전인 지난 2013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컬러TV의 경우 지난 2013년에는 생산액이 6조8994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조7143억원에 그치면서 5년새 연평균 1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대전화도 같은 기간 37조2166억원에서 19조7712억원으로 절반 수준이 됐다.

이밖에 PC(-16.9%), 모니터(-6.5%), 전자회로기판(PCB)(-4.3%), 액정표시장치(LCD)(-12.1%) 등도 최근 5년간 모두 연평균 성장률이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반도체 소자 생산액은 2013년 2조5027억원에서 2조7924억원으로 연평균 2.2% 늘었고, 반도체는 53조9264억원에서 122조9084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수출액의 경우도 컬러TV와 휴대전화, PC, 모니터, PCB 등은 모두 지난 2013년에 비해 줄어든 반면 반도체소자와 반도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같은 기간 PC(2.0%)와 모니터(3.4%), 반도체(7.1%) 등 3개 품목의 생산액이 연평균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고, PCB(-0.6%)와 반도체소자(-3.1%), LCD(-2.5%) 등도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특히 수출액의 경우 휴대전화(28.4%), 모니터(5.6%), PCB(6.0%), 반도체소자(1.1%), 반도체(3.%) 등 5개 품목에서 5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중국은 컬러TV, 휴대전화, 컴퓨터(데스크탑·노트북 등), 반도체, 태양전지 등 대부분 품목에서 생산 물량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반도체(14.0%)와 태양전지(11.8%)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휴대전화,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고, 최근 5년간 격차도 더 커졌다”면서 “그러나 PC, 모니터, 반도체 소자 등은 여전히 일본의 생산액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과 수출이 줄어든 것은 생산시설의 해외이전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 된다”면서 “다만 전자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함께 이른바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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