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조강연-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축적의 시간과 중소벤처기업 중심 경제구조’를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저마다 축적한 시간과 경험 속에 무엇과 무엇을 연결할지 생각해 보세요. 틀림없이 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박영선 장관은 지난달 26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주최한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은 연결의 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축적의 시간과 중소벤처기업 중심 경제구조’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강연 연단에 오른 박 장관은 먼저 대형 화면에 김연아의 올림픽 경기 장면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콩쿠르 연주 장면을 띄웠다. 그는 “김연아는 같은 점프를 수없이 반복해 연습하면서도 자신이 가진 특유의 예술적 감성을 기술에 연결해 금메달을 땄고, 조성진은 같은 쇼팽 곡을 반복 연습하면서도 독보적인 당김음 처리를 통해 최고에 올랐다”면서 “여기 계신 중소기업 사장님들도 각자 축적한 경험들을 연결해 성과를 내는 것을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영선 장관은 “스티브 잡스는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기 때문에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얘기했고, 데이비드 핸슨 핸슨로보틱스 최고경영자는 예술과 엔지니어링을 연결해 새로운 로봇을 만들었다”면서 “4차산업혁명은 연결의 힘에서 나온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장관은 중소기업들 사이의 연결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기부의 새로운 슬로건이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이라며 “여러분 한분 한분이 연결되면 중소기업계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中企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할 것

박영선 장관은 “스마트공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반드시 만들고 싶다”며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국가 허브 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아마존과 구글 등 데이터센터에 의존하고 있고 사용료도 엄청나게 내고 있지만, 우리 중소벤처는 그럴 능력이 없어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중기부가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중소기업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아마존에 내는 데이터 저장 비용만 500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업계는 추측한다. 중견기업들도 데이터센터를 만들 여력이 없어서 이용료를 많이 내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박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 장관은 “대학 연구진과 중소기업의 숙련된 전문가들, 이를테면 스마트공장에서 생긴 유휴 인력이 데이터 분석에 투입된다면 생산성을 굉장히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스마트공장을 개선하고, 거기서 나온 데이터를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이것을 슈퍼컴퓨터가 분석해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로 새로운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이 박 장관의 생각이다.

박 장관은 스마트공장에 대해서는 “생산성과 매출이 증가하면서 고용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중소기업계의 고민거리인 최저임금 이슈를 바로 스마트공장으로 돌파해야 하며 이건 어쩔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데이터 저장과 분석을 위해 중기부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ICT업계 육성…제2 벤처붐 조성

박 장관은 벤처와 ICT 업계를 향해서는 “제2 벤처붐을 위해서는 클라우드와 AI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기조강연을 마치고 당일 중기중앙회 주최의 만찬까지 이어지는 짧은 시간에 시간을 내어 벤처 지원시설인 서귀포시 스타트업 베이를 방문해 젊은 벤처인들을 격려하고 ‘토크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박 장관은 기조강연에서 “우리나라는 PC와 모바일까지는 아주 잘 했지만 클라우드 시대부터 정부와 민간 모두 투자를 게을리 했는데 그러는 사이 클라우드 시대를 넘어 AI 시대가 왔다”면서 “이제라도 클라우드와 AI에 동시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장관은 2차 벤처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차 벤처붐 때 태어난 네이버나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이 신흥 대기업으로 진입했다”면서 “미래 대기업이 될 기업들이 2차 벤처붐을 통해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올해 벤처 신규 투자가 역대 최대인 4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벤처 쪽은 잘 되고 있다”며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도 9개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화장품업체 지피클럽이 국내 기업 중 9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지난달 24일 미국 CB 인사이츠에 등재됐다.

마지막으로 박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과 상생이 중요하다”면서 “과거와 같은 대기업의 시혜적 상생은 의미가 없고 자발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상생통해 생존전략 찾아야

박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생존전략을 찾아야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중기부는 연결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상생하려는 대기업과 중기중앙회와 같은 기업단체, 조합 등을 연결할 것이며 네이버와 포스코, 신한금융그룹 등이 참여 중이다”며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공정경제도 중요하며 불공정거래나 기술 탈취 등의 문화는 바뀌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박 장관은 “상생협력위원회를 발족시킬 것이며 억울한 일을 겪은 중소기업은 언제든 문을 두드려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4차산업혁명 시대는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펼쳐질 것”이라며 “인구와 생산이 늘어날 때는 2등도, 꼴찌도 함께 갈 수 있고 낙수효과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수축사회에 접어들어서 인구는 줄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이번 리더스포럼 인사말에서 강조한 “낙수효과가 사라진 지금 대기업 중심의 경기부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박 장관은 “중기부는 마차를 가진 사람에게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해 연착륙을 돕고 자동차를 가진(앞서가는) 사람을 장려하는 투트랙 정책을 써야하는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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