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증권업계의 맨파워

증권업은 사람이 움직이는 업종입니다. 맨파워가 중요한 사업이죠. 특히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자산관리, 투자은행 같은 전문 서비스는 컴퓨터가 할 수가 없습니다. 자본력도 중요하지만 인적 네트워크도 못지않게 중요한 거죠.

그런데 증권사의 CEO들 이력을 분석하면 재미난 결과가 나옵니다. 옛 쌍용투자증권 출신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쌍용투자증권을 ‘인재사관학교’라는 애칭을 붙여줍니다. 

한국의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때 이 증권사에서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전문경영인 인재들을 양성했다는 뜻입니다.

지난 1963년 효성증권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1983년 쌍용그룹에 인수돼 쌍용으로 사명을 바꿨고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했으며 업계 최초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 우수 인재 확보에 노력하는 등 선도적인 기업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2002년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그 화려한 역사가 일단락된 거죠.

쌍용투자증권 출신 가운데 지난 3월 한양증권 대표이사로 영입된 임재택 사장도 대표적입니다. 

그는 지난 1987년 쌍용투자증권에 공채 입사한 이후 굿모닝신한과 솔로몬투자, IM투자증권 등에서 리테일사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대표이사 등을 두루 맡았습니다. 한양증권은 원래 은둔형 증권사로 유명했는데요. 그가 취임하고 그러한 이미지를 벗어나 요즘 강소 증권사로 꿈틀 중이라고 합니다.

이밖에도 김신 SK증권 사장은 1987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한 이후 2004년 옛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긴 뒤 부문 대표까지 올랐습니다. 이후 2012년 현대증권 사장을 역임하다 이듬해 SK증권으로 넘어와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는 등 이력이 화려합니다.

주원 흥국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쌍용에서 증권맨 생활을 시작했고 키움증권 상무와 유진투자증권 전무를 거쳐 2007년부터 KTB투자증권 대표와 고문을 맡다 2017년부터 흥국증권 수장을 맡고 있습니다.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쌍용투자증권을 시작으로 금융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옛 영광은 사라졌지만, 그 성공 DNA를 간직한 증권맨들이 맨파워를 이루며 업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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