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AT&T의 거대한 공세 부닥쳐…1억5천만 가입자가 무기

[중소기업뉴스=이준상 기자] 지난 1997년 리드 헤이스팅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콧 밸리에서 OTT(오버 더 톱·개방 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로 창업한 넷플릭스(Netflix)는 현재 1억490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지상 최대 스트리밍 기업이 됐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 10년간 8500% 상승했다. 증시에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당장 입성하고도 남을 성적표다.

지난해 22~45세 미국인 중 절반은 단 1초도 케이블 TV를 시청하지 않았다. 3500만 명의 미국 시청자가 지난 10년간 거실 TV에 연결돼 있던 케이블을 끊었다.

대신 그 자리를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채웠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성공 가도를 달려온 넷플릭스에도 이제 악몽이 현실화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포브스(Forbes)가 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포브스는 기업리서치업체 리스크헤지 리포트 편집장 스티븐 맥브라이드의 기고를 통해 넷플릭스가 처한 현실을 파헤쳤다.

맥브라이드는 "슬픈 현실에 관해 이야기할 시기가 왔다. 넷플릭스의 영광은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라고 조망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넷플릭스는 사실상 '제로 경쟁' 시대에서 영업했다.

콘텐츠 공룡 디즈니와 NBC 유니버설은 아주 작은 수수료만 받고 자신들의 콘텐츠를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얹어줬다는 것이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와 '더 오피스',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 등이 그랬다.

넷플릭스는 다른 기업의 등에 기대어 편안하게 장사할 수 있었다고 맥브라이드는 해석했다. 그렇게 모은 가입자가 1억5000만 명에 육박하게 됐다.

포브스는 "하지만, 이제 그런 세상은 가버렸다"라고 단언했다.

넷플릭스의 공룡 같은 경쟁자들이 하나둘 독창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올해 말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는 가히 압도적이다.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베스트셀러 영화 3편인 '어벤져스:엔드게임'과 '캡틴 마블', '알라딘'이 모두 디즈니 작품이다.

지난해 흥행작 빅3 '블랙팬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인크레더블스 2'도 역시 디즈니의 소유물이다.

2017년으로 내려가도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미녀와 야수' 세 편 모두 디즈니의 판권이 찍혀 있다.

이제 이런 콘텐츠를 접하려는 시청자는 넷플릭스의 월 16~17달러짜리 스트리밍 회원권에서 탈퇴하고 디즈니 플러스의 월 6.99달러짜리 새 서비스에 가입할지 모른다고 포브스는 점쳤다.

여기에 미국 2위 이동통신회사 AT&T도 워너미디어를 합병한 기세를 몰아 내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알다시피 워너미디어는 '왕좌의 게임', '섹스 앤드 더 시티', '소프라노스'의 라이선스를 손에 거머쥐고 있는 HBO의 모회사다.

시청자들이 그동안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지켜본 콘텐츠는 시트콤 '더 오피스'이다.

하지만, 이 역시 넷플릭스 소유가 아닌 NBC 유니버설의 콘텐츠다.

장수 시트콤 '프렌즈'는 워너미디어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맥브라이드는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결국 생존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자산은 1억49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라고 확언했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1650억 달러(약 195조 원)로 미국 내 시총 순위 30위에 해당한다. 스트리밍 제왕의 영광이 한꺼번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사세가 움츠러드는 것까지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맥브라이드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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