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길현(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업계에서는 이미 신구 기업이 충돌하기 시작했고 기존의 많은 기업이 신흥기업의 파괴자(Disruptor)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제조, 유통,  금융, 출판, 음악, 광고 등 기존산업도 IT로 대변되는 디지털화 세례를 받고 산업자체의 위기를 맞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잘 나가는 기업조차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성을 잡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신흥파괴자에 의한 기업과 산업의 재편은 과거에 반복해온 파괴의 역사의 되풀이에 다름 아니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지고 있다는 데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 결과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의 지연으로 많은 기업들이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도태되고 있다. 앞으로 승자와 패자사이의 기업 부침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경쟁이 덜한 환경을 찾아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거대 조직과 자본을 지닌 대기업과 경쟁해서는 살아날 확률이 매우 적다. 약한 자가 강한 자보다 몇 배 더 노력하면 이길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고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진입할 수 없고 남이 모르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니치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경기침체기를 혁신의 적기로 삼아야 한다. 제대로 경영을 하는 기업가는 경기침체기를 자신의 비지니스를 견고히 할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 실제 혁신이나 개선은 순조로운 때에 하기 힘들다. 사람은 좋을 때가 계속되면 무언가 문제가 있어도 그대로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호황의 시기에 깨닫지 못하거나 손대지 못한 과제가 명확히 보여 혁신과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직원들 또한 위기감이 생겨 혁신을 추진하기가 평상시보다 쉽다. 

셋째, 디지털화의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시대변화의 큰 흐름을 보면 모든 것이 연결되는 플랫폼 사회로 가고 있다. 컴퓨터가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돼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로보틱스 등의 테크놀로지가 기존의 업무를 큰 폭으로 효율화하고 있다. 기존 파이프라인 형태의 제조업도 플랫폼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업가는 디지털화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고객가치의 극대화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의 성패여부는 고객들이 그 기업의 제품에 대한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해 주느냐에 달려있다. 만약 어떤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30%밖에 전해지지 않으면 30%의 가치밖에 고객은 찾을 수 없다. 30%밖에 전달되지 않은 가치를 50%, 60%로 높여 나가는 것이 고객가치의 극대화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를 늘 관찰하고 이를 실천해야한다. 

다섯째,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한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가나 달인들에게 그 비법을 물어보면 대답은 한결같다. 바로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기를 철저하게 다진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경기가 어렵다고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경기침체기에도 유행과 새것을 좋아하고 유행에 의해서 옷이나 물건을 바꾸고 좋은 신제품이 나오면 줄을 서서라도 구매한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히트 상품이 태어나고 있다. 

기업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경제지표로 본 성장, 소비, 투자, 수출 등이 모두 하향하고 있다. 기업이 어렵고 매출실적이 잘 오르지 않을 때에는 뭔가 남과 다른 차별화된 처방을 써야 한다. 그 처방이란 남이 모르는 틈새시장을 찾고 혁신하며 연결을 만들고 고객가치의 극대화와 기본에 주력하는 것이다. 

 

- 최길현(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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