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으로 가는 길 어렵지 않다] 대·중소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성공사례

▲ 지난 3일 스마트공장 성과나눔 발표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중앙회와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충주 정산애강의 스마트공장 도입과정을 브리핑받고 있다.

고객은 잘 알려진 브랜드라면 생산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더라도 잘 만들어진 제품이겠거니 하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름도 없는 브랜드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렇다면 그 제품이 스마트공장에서 생산됐다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 오랜 기간 축적된 브랜드 가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막연하게나마 품질에 대해 긍정적인 연상 작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뒤 품질에 대한 고객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킴과 동시에 판로개척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으로 매출이 두 배 이상 수직상승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품질향상으로 매출 껑충

전남 나주에 소재한 ‘좋은영농조합’은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품질과 매출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케이스다. 과채음료 제조업체인 좋은영농은 과채를 원재료로 하다 보니 수급이 특정기간에 몰려 불량률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특히 청결이 유지돼야 하는 구역에 세척공정이 있어 날벌레가 날아든다거나 제품 보관 용기를 바닥에 두고 작업해 파우치가 오염되는 등 공정상 불합리한 점들로 인해 고객 불만족 사례가 발생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린 좋은영농은 삼성전자의 멘토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나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먼저 문제가 됐던 세척공정의 레이아웃을 변경하고 200여종의 작업대 및 대차를 제작해 제품과 오염원을 분리하는 제조현장혁신활동을 실시했다”며 “아울러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불량품을 선별해낼 수 있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공장 운영시스템)를 구축함으로써 고객 불만을 제로화하는 놀라운 성공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좋은영농은 2016년 30억원에서 올해 7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판로개척 지원프로그램 다양

품질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가만히 있어도 고객이 알아주는 경우는 드물다. 품질은 기본이고 품질을 갖춘 이후에는 다양한 경로로 제품을 알릴 필요가 있다.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는 판로개척을 지원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스마트비즈엑스포 참가 지원, 아리랑TV 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 삼성전자 사내장터 입점 등이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쿠키아는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판로개척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스마트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전시할 수 있는 스마트비즈엑스포에 두부과자 제품을 출품, 다양한 바이어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갖게 돼 코스트코, 이마트, 하나로마트, GS홈쇼핑, 올리브영, 엔젤리너스 등 다수 납품처를 확보했다. 

또한 전세계 105개 국가로 송출하는 아리랑TV에 쿠키아 제품을 방영해 홍콩, 미주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뒤 판로개척 프로그램까지 지원받은 쿠키아는 2016년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18억원으로 무려 여섯 배가 늘었다. 

 

매출증대와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도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 규모가 커지고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도 있다. 

경기도 화성의 쓰리에이씨는 악취와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활성탄을 이용, 필터를 제조하는 회사다. 2008년 삼성전자 중국법인에 수출하기 시작, 다음 해 코웨이에 정수기용 필터를 납품하는 등 고속 성장을 하던 중 회사규모가 커지자 성장이 정체됐다. 시스템 부재로 실시간 업무파악이 힘들었고 부서 간 업무 중복도 심각했다. 

2016년부터 스마트공장 도입의지를 굳히고 ‘스마트공장 혁신팀’을 신설, 삼성전자와 함께 하나씩 바꿔나갔다. 스마트공장으로 변화한 뒤 제품 단가가 낮아져 대기업 납품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2016년과 비교해 매출과 직원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장애인의 일자리가 개선됐다.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인제군 장애인 보호 작업장’은 중증 장애인 12명과 사회복지사들이 지역 특산물인 황태를 가공해 판매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멘토들은 제조현장혁신활동을 통해 몸이 불편한 사람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조동선을 혁신하고, 휠체어에서도 작업이 용이할 수 있도록 작업대의 높이를 조정하는 등 작업대와 대차를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특히 황태 두드리기 작업, 일명 황태 타발 작업은 프레스를 사람의 손으로 운영하느라 안정상의 위험성이 높았으며, 두 사람이 반나절을 꼬박 소요할만큼 고된 작업이기도 했다. 

멘토들은 프레스가 황태를 자동으로 압축하는 자동 타발기를 개발했다. 이 새로운 설비 덕분에 한 사람이 두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을 만큼 생산성이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 순서와 물류 동선을 최적화하고 각종 생산 수치를 모니터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설치했다. 

고미선 시설장은 “중증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로 복지와 생산 활동 모두를 잘하기 어려웠는데 스마트공장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전자 등과 함께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서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성공적인 스마트공장 도입을 위해서는 대표자와 근로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성공적인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표자와 근로자가 함께 참여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라며 “중기중앙회에서 제조노하우와 기술전수, 판로개척까지 전방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대표와 근로자의 의지만 있다면 상생형 스마트공장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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